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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줌마 Oct 04. 2024

곰팡이 없고 누수 없는 방수를 위하여

Day 10, 11, 12 사춤방통, 그리고 방수


공사 열흘쯤 되자, 공부빨이 다 떨어졌다. 이전 공정까지는 이래 저래 공부한 게 있었는데, 여기서부터는 모르는데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툭툭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시험 전날인데 시험 범위를 그제야 알게 된 느낌이랄까. 방수는 미장이나 타일 쪽에서 기본적으로 해주시는 건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에 건축주의 지시/검수가 없으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집의 경우는 없는 화장실을 실내에 만들었고 바로 옆방이 화장실보다 낮아서, 꼼꼼한 방수가 필요했다. 거기에 새로 오신 미장 사장님은 인간적으로 너무 맘에 들지만, 나이가 많으신 분이라 말씀드리지 않으면 예전 방식으로 작업하실 것 같았다. 그래서 벼락치기로 열심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참고한 유튜브들..

- 폴라베어 주택 화장실 방수 편

- 설비하는 힙스터 G형 방수 편

- 아덱스 방수 

- 미노팸 DIY 방수 편



방수 보드는 방수가 안된다


방수 석고보드는 색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일반 석고보드는 회색, 방수석고보드는 파란색. 단, 이름에 속지 말자. 방수 석고는 100% 방수가 되는 게 아니라 일반 석고에 비해 물 저항력이 큰 것일 뿐이므로 물에 직접 닿는 부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들었다. 공사 시작 전부터 그 말을 들었어서, 원래는 부엌과 욕실 천장에만 방수 석고를 넣으려 했었다. 그런데 타일사장님이 와서 보고는 벽 평활도가 안 좋아서, 타일을 붙이려면 목상을 잡고 방수 보드를 붙여야 한다고 했다.


흠..? 그래도 되나? 그래도 목공팀에서 별말씀이 없이 작업을 해주시길래, 건식 화장실이라 방수 보드 정도로도 괜찮은 건가 했다. 그런데 배관작업으로 오신 설비사장님이 왜 욕실에 석고를 붙이냐고 하신다. 석고가 물을 먹는 것도 먹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진다 한다. 아...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잘 모를 때는 상식적으로 판단했다. 아무리 건식이라도, 목상 위에 방수보드는 물을 먹을 것 같다.


"죄송하지만, 상이랑 보드 떼 주세요."


사장님들의 구슬땀을 보고 나서, 했던 작업을 다 떼내고 다시 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건 아닌 것 같았다. 원래는 변기와 샤워 사이에 나무 가벽을 세우고 보드를 싹 다 붙였었는데, 가벽도 없애고 ㄱ 자형 샤워부스로 하기로 하고 가벽도 없앴다. 타일 작업은 우리 집 벽을 보고 작업 가능하다고 해주시는 다른 사장님을 섭외하기로 했다.   



욕실 방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욕실의 방수는 1차 시멘트 액체 방수 (방수액과 시멘트를 섞은 것), 2차 도막 방수 (탄성이 있는 재료로 도막을 형성하는 것)를 한다고 한다. 미장팀에서는 1차 시멘트 액체 방수(액방)는 해놓고 가셨는데, 액방이 마르는 동안 벼락치기 공부를 통해 도막방수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나는 서귀포시 자재상을 돌고 돌아 도막방수 자재를 찾으려 다녔다. 1차가 양생 된 후 타일 시공 전 2차 방수가 들어와야 되는데 시간이 별로 없으므로, 건조시간이 짧고 친환경이라는 마페이 혹은 아덱스 방수제를 찾았다. 3배정도 비싸다지만 공사기간이 짧아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행히 서귀포 KS에서 아덱스를, 서광몰에서 마페이 방수 밴드를 구할 수 있었다. 단 작게는 팔지 않는다는 것 ㅜㅜ. 거금을 들여 아덱스 16KG 2통, 마페이 아쿠아 밴드 50m를 샀다. (아직 마페이밴드 많이 남았다. 필요하신 분 말씀하세요)

마페이 아쿠아밴드. 앞뒷면 바꿔서 붙이면 안돼요!


그럼 방수는 누가 하나요? 내가 해야지. 이것 때문에 미장팀을 또 부를 수는 없으니까유.

망해도 우리 집이니까! 의 정신으로 방수를 해 보았다. 크게 전문성은 필요 없는 작업인 것 같다. 그냥 붓으로 페인트칠하듯 바르면 된다. 항상 문제가 생기는 코너부터, 아덱스 방수제를 바른 뒤 방수 밴드를 붙였다. 그리고 배관 중심으로 우선 칠하고, 전체를 한번 더 덮었다. 처음 써보는 거라 밴드가 앞인지 뒤인지 헷갈려서 몇 번 확인했다. 확실히 친환경이라 그런지 냄새가 덜해서, 마스크 끼고 바르다 땀이 자꾸 들어와 그냥 벗고 했다. 그리고 정말 금방 말랐다. 2시간이면 어느 정도 마르고, 4시간이면 완전 건조가 된다고 해서, 타일 팀 오는 날 새벽에 한번 더 바르고 난로로 말렸다.



사춤과 방통

 

첫 미장팀이 잠적한 후, 겨우 두 번째 미장팀을 섭외할 수 있었고 공사 10일 차에 사춤과 방통이 들어왔었다. 사춤이란, 창호와 건물 벽 사이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작업인데, 올바른 작업방식이 무엇인지 의견이 분분해 일반인들을 헷갈리게 하는 공정 중 하나다. 아무래도 요즘 작업자분들은 우레탄 폼을 사용 후 기밀 테이프로 마무리하시는 것 같은데, 제주에서는 몰탈 사춤을 많이 하는 것 같고 우리 집 역시 몰탈 사춤으로 작업되었다. 작업자분들이 당연스레 몰탈 사춤을 생각하고 계셨고, 나 역시 명확한 이유와 작업방식을 알지 못한 채 폼으로 해주시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그냥 몰탈로 사춤 하고, 도막 방수를 위에 발랐다. 제주는 특수한 지역 (바람/엄청난 습도)이니까, 현지에 계신 기술자분들의 노하우가 맞겠지 하면서.

사춤 후 깔끔히 미장해 주시는 미미장 사장님

방통(방바닥 통미장) 은 너무 깔끔하게 잘 나왔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 팀이라 호흡이 너무 잘 맞고 현장에도 제일 일찍 나와 늦게 온 나를 타박하시는 팀이었다. 우리 집은 방통 할 규모가 작고 마땅히 레미콘트럭을 세워둘 장소가 없어 손미장으로 작업하셨는데 크랙 한 줄 없고 평이 완벽했다. 미장 사장님 연락처 저장할 때 오타가 나서 미미장 사장님으로 저장이 되었는데, 나에게는 정말 아름다운 美미장사장님이셨다.  


이렇게 공사 12일 차, 철거, 설비, 창호, 미장, 목공 작업이 진행되었다. 남은 큰 공정은 타일, 도장, 외단열, 마루다.








오늘의 팁

다시 방수 공사를 한다면

욕실에 석고를 붙였다 뜯었다 해서, 1차 액상 방수를 바닥과 배관에만 해놨다. 처음부터 샤워부스 자리에는 석고를 치지 않고 액상 방수를 키높이까지 해놓고 그 위에 2차를 했으면 좀 더 마음이 덜 불안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방수석고 대신에 전방수 석고보드를 사용할 것 같다. 방수석고에 비해 내수성능이 월등하다고 한다.


방수 자재 판매처

급하게 제주 내에서 자재를 사야 한다면

- 제주 전방수 석고보드 판매처: 제주KCC

- 아덱스 WPM003 판매처: 예가 종합건재 (여기서 마루 소량 특가 판매도 하니 마루도 필요하다면 여기서),

KS타일

- 방수밴드 판매처: 서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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