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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명 Feb 16. 2024

일보(一步)는 구직 공고 찾기

나이가 들수록 구직 활동은 간절해진다



생산직 구직을 결심한 뒤로 10곳에 공고를 넣으면 1곳에서 연락이 왔다. 은 공고에 비교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결과였다.


이유인즉슨, 기숙사를 제공하는 회사가 적고 기숙사가 있더라도 대부분 모집이 마감되었다는 것이다.


구직 활동에서 중요한 '스펙'이 크게 중요치 않다는 점에서 내심 코웃음 치고 있었기에, 위 결과에 찔끔 자존심이 상했다.  


어쩔 수 없이, 사내 기숙사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눈을 돌려, 사외 기숙사를 제공하는 회사를 찾아보게 되었다. 구인 공고에서 첨부한 기숙사의 경우, 원룸의 형태가 많았다.


추측하건대, 회사에서 임대 혹은 전대를 통한 계약으로 '기숙사'라는 이름으로 원룸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였다. 사내 기숙사에 비해 월세가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당연했고, 더욱이 선택지가 더 남아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사외 기숙사를 염두에 두고 공고에 지원하였다.


공장 단지는 다양하지만 개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지역은 천안, 안산이었다. 구직 지원을 하며, 앞으로의 공순이의 삶은 이곳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예감은 현실이 되고, 천안, 안산, 평택 등지에서 면접 제안 연락이 왔다.


모험을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특심한 각오로 출발 준비를 시작했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살고 있지 않은 곧 부스러지기 직전의 30살은 다음 날이면 금세 각오가 꺾여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고, 늦잠으로 2번이나 기차표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부산은 바다와 가까운 곳이자, 육지에서 상당히 먼 곳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오전 9시에 출발했음에도 기진맥진해 집에 도착할 땐 오후 9시가 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루동안 가장 많이 들여다본 어플은 길 찾기다.


고심하며 면접을 보러 다닐 의욕은 금세 꺾이고, 결과적으로 3곳만 보고 회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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