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 요가, 그리고 필라테스
수영은 참 모순된 운동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부드러우면서.. 단단함도 필요하다니. 너무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물에 잘 뜨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힘은 되도록 잘 뺄 줄 알아야 한다. 또 잘 나아가기 위해 힘을 쓰긴 써야 하니 '어쩌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 거 같다. 지상에서 힘을 잘 쓰는 사람들 중, 수영을 어려워하는 경우를 꽤 봤다. 큰 근육들을 이용해 너무 힘만 쓰려고 한다거나, 유연성이 부족해서 바른 자세가 잘 안 나오는 경우일 수 있다. 결국 몸을 잘 쓰는 사람들은 물속에서 힘을 쓰는 법도 빨리 깨달을 수 있지만, 확실히 지상에서의 운동과 물속에서의 운동을 다르긴 다르다. 알면 알수록 수영이 어려운 이유가 이런 까닭인 것 같다.
수영선수들의 몸을 보면 균형도 좋고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선수들의 전반적인 근육의 모습들을 보면 종목마다 조금씩 상이하다. 하체가 잘 발달되어 있는 경우, 지방층이 정말 없는 경우, 한쪽 팔이 잘 발달한 경우(배드민턴, 볼링 같은 종목) 등 다양하다. 수영선수들이 보기 좋은 몸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전신운동이라는 점과 함께, 잘 발달된 근육(특히 소근육들)들과 적당한 지방 덕분이다. (적당한 지방은 부력에 도움이 된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다. 유연한 관절과 부드러운 잔근육들이 수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영을 더 잘하기 위해 수영과 궁합이 좋은 운동에는 뭐가 있을까?
유연성, 균형 잡기, 그리고 코어 단련을 위한 3가지 운동을 소개한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라이프스타일로서 하고 있는 운동들이며, 보강 운동으로 하기도 한다. 수영 강국 호주의 클럽팀에서도 선수의 회복을 위해 수영 훈련을 줄이는 날에는 궁합이 좋은 운동 세션을 시키기도 한다.
1. 스트레칭
너무 당연한 운동이라 놀랐는가? 어떠한 운동을 하더라도 스트레칭은 전후에 필수로 해야 한다고 많이 소개되곤 하는데 사실 잘 지켜지지는 않는다. 워밍업으로서의 효과도 있고, 부상예방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특히, 유연성이 중요한 수영 종목에서는 스트레칭 후에 수영을 하게 되면 관절의 가동성이 좋아지며 몸을 더 크게 크게 쓸 수 있게 된다. 샤워실에서라도 가볍게 어깨 스트레칭, 하체 스트레칭 등 서서라도 스트레칭해 주는 것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수영 직전에는 정적인 스트레칭 외에도 동적인 스트레칭이 도움이 많이 된다. 아침저녁으로는 정적인 스트레칭을 해주며 근육의 유연성을 늘리면 좋다. 실제로 선수들은 시합 전날 저녁, 당일 아침에 스트레칭을 달고 산다고 생각하면 된다. 근육의 피로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유연하게 몸을 쓰는 데에 스트레칭만큼 매일 해도 좋은 것이 없다. (*5~10분짜리 나만의 스트레칭 루틴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하체부터 시작하여 상체까지 올라오는 루틴을 10년 넘게 써먹고 있다.) 수영선수들은 매트와 폼롤러를 수영복만큼 열심히 챙기고 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몸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한 수영 종목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트레칭들 모두 좋다. 그저 꾸준히 하는 것이 유연성을 늘리기에 가장 좋다.
2. 요가
수영과 궁합이 좋은 운동으로 정말 강력 추천하는 운동이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종종 요가를 즐기고 있으며, 사실 수영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을 관리하는 데에도 너무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수영선수들은 일주일에 6일을 훈련하면 그 6일을 모두 수영만 하지 않는다. 주로 한 주의 중간쯤에 회복을 위해 조금 강도를 낮추거나 수영 훈련 시간을 줄이곤 한다. 호주의 클럽팀에서 훈련을 할 때에는 '해피데이(수영 훈련이 적은 날)'라고 불리던 이 날에 요가 선생님을 모셔서 요가 세션을 갖곤 했다. 정말 기본적인 요가들을 따라 하는 것으로 세션이 이루어졌는데, 곡소리를 내는 남자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대부분의 여자 선수들은 정말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비교적 여자들보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남자선수들에게 이런 요가세션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유연성뿐만 아니라 요가에는 균형을 잡아야 하는 동작들이 많다. 수영은 발란스가 정말 중요한 종목이라 요가가 수영에 적용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이때 느낀 요가의 중요성 때문에 아직까지 종종 요가를 해오고 있다. (*요가원까지 다니진 않고 유튜브를 보며 따라 하곤 하는데, '에일린 요가'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요가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하타요가, 비크람 요가, 아쉬탕가 요가) 뭐 하나를 집기보다는 무리되지 않게 초보단계부터 다양하게 따라 해보길 추천한다.
보기보다 몸을 바로 피는 것을 어려워하는 스위머들이 꽤 많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몸을 가지런히 쭉 피는 연습을 해보자. 구부정했던 등과 어깨, 앉아있는라 지친 다리를 바로 잡자. 이는 물속에서도 몸을 바로 피는 데에 도움이 된다.
3. 필라테스
선수 때에는 좋은 선생님께 배워보겠다고 멀리까지 가서 주 1회를 꼬박꼬박 받곤 했다. 선생님이 수영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더욱 좋은 운동이다. (작년까지 종종 운동삼아 하다가 너무 무리를 했는지 허리 통증이 와서 안 하고 있다.) 이미 필라테스를 병행하고 있는 스위머라면 좋은 운동을 잘 병행하고 있다! 예전에 국제대회에서 유명한 외국 선수가 필라테스광이라는 소식을 어디선가 전해 듣고, 바로 필라테스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직접 해보니 왜 그 선수가 수영과 함께 필라테스를 종종 했는지가 이해가 되었다. 근육의 힘, 유연성, 그리고 균형감각을 개선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운동이다. 특히 몸의 중심부인 복부를 가장 잘 사용하도록 하는 동작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수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복부가 잘 잡혀있는 스위머들은 발차기와 팔 돌리기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부는 전신을 잘 사용하기 위한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기구 필라테스 외에도 다양한 매트 필라테스가 있는데, 코어를 강화하는 동작이나 수영할 때처럼 몸을 길고 쓰는 동작들 위주로 추천한다.
반드시 기구 필라테스를 할 필요는 없다. 매트 필라테스도 좋은 동작들이 많다.
수영과 궁합이 좋은 스트레칭, 요가, 필라테스를 소개했다.
요즘에는 유튜브에 좋은 정보들이 워낙 많아서 3가지 모두 집에서 혼자 따라 해보기에 너무 좋은 운동들인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구체적으로 수영에 어떤 동작들이 효과가 있는지 몇 가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