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하는 습관 (2) 꾸준하고 싶어서요
어떤 일을 딱 100일 동안 매일 반복할 수 있다면 삶에 크거나 작은 변화가 생깁니다. 그리고 100일을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오늘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100일 동안 달리면서 크게 무리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무리하지 않기 위한 팁이라고 해야 할까요?
1. 자신을 알기 - 타인과의 비교
'무리하지 않기'에도 방법이 필요하다니, 조금 이상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무작정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하는데 적당히 하기에 그렇습니다. 여기에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적당히 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달리기를 예로 든다면 자신의 체력 수준이 어떻고 몸 상태가 어떤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에 얼마나 달릴 것인지 대강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장거리 달리기 경험이 많다면 목표 거리가 길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짧겠지요. 단순하게 '나는 젊으니까 첫날부터 많이 뛰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꾸준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알기에 가끔 타인과 비교를 해보면 좋습니다. 타인의 기록과 진행 상황을 통해 나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타인보다 위에 있으면 우월감을 느끼고 아래에 있으면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비교는 우리에게 감정적 동요를 가져오지만, 객관적인 상황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비교를 통해 여실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우리는 비교를 꺼리는지도 모르겠네요.)
2. 관찰과 기록
우리는 자기 자신의 객관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애써 들여다보지 않으면 우리 마음의 상태나 컨디션을 알기 어렵습니다. 표정에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나보다 타인이 먼저 아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신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기록하는 행위'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나를 보듯이요.
그래서 매일 기록했습니다. 저를 알고 싶어서 스스로의 상태를 기록했습니다. 아주 단순한 기록이었지만 제 몸 상태를 아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벌써 한 달 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의 일부가 된 달리기가 고맙습니다.
체력이 조금은 좋아짐을 느꼈고, 달린 후 정신이 맑아져서 좋습니다.
-달리기 37일 차 기록
당시 기록입니다.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이렇게 적으면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얼마나 왔고 얼마나 가야 하는지 더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현재'를 조망하는 느낌입니다.
긴 시간 무엇에 도전하려 한다면 또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꼭 기록을 해보세요. 장기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스스로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기 위해,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해, 기록은 필수입니다!
3. 전문가의 도움
우리는 자기 자신의 객관적으로 보지 못합니다. 신체 구조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눈은 외부의 환경을 인지하기 위해 밖으로 향해있습니다. 거울이나 셀프 동영상 촬영을 통해야만 우리는 우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들도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사실 가장 빠른 방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전문가는 적절한 방법으로
세세한 지침을 제공합니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조언을 해 줍니다. 내가 나를 보는 것과 타인이 나를 보는 것,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요새는 1:1 코칭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집니다.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하기 대신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것도 그런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저는 운동 분야에서는 그런 지도를 받아보지 않았지만, 제가 관심 있고 계속 능력을 키우고 싶은 글쓰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그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제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고, 앞으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간접적인 조언을 얻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욕심이 생기는 분야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물론 혼자서 천천히 익히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에 따라 역량이 다르기도 할 것입니다. 선택은 개인에게 달렸습니다. 저는 운동의 경우, 전문성보다는 제 개인의 건강을 유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무리하지 않기 위한 팁을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글로 정리하면서 예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소설가가 했던 이야기가 기억나 찾아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이렇게 생각했어요.) 사람은 자기 능력의 100%를 사용해선 안 된다. 한 60-70%만 사용해서 써야 한다. (...) 절대 최선을 다해선 안 된다는 게 재 모토였어요. (...) 인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그 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능력이나 체력이 있잖아요. 그걸 남겨놓으려 애써요. -tvN, <알쓸신잡 3> 중에서
무리하지 않는 삶. 그것이 만일의 일을 대비하기 위함이건,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건, 우리가 적어도 한 번쯤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달리기와 습관에 대한 제 생각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제는 <유지하는 습관-어쨌든 매일 합니다>입니다.
제 글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hoto by Joshua Woroniecki
[이 매거진의 추천 글]
https://brunch.co.kr/@banatto/317
https://brunch.co.kr/@banatto/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