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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말고 매주 성장

매일 성장 그딴거 모르겠고

by 김시온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한 일상이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자곤 한다. 주변 지인, 동료, 친구들은 갓생이다 뭐다 하며 퇴근 이후에도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고 각자의 취미에 빠져 살기 바쁘다. 퇴근 이후에도 그렇게 바쁘게 살고 싶을까 싶다. 어쩌면 저들은 인간의 탈을 쓴 로봇일 수도 있다. 어찌 인간의 체력으로 그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도 한 때 그런 열정과 재미를 찾아 어슬렁 거리던 하이에나 같은 시절이 있었다.


새벽 2시까지 술마시고 스크린 야구를 치고 다시 술마시고 지쳐서 집에 돌아가면 다음날 6시 30분에 정신차리라며 울리는 알람에 미간을 찌뿌리곤 출근을 위해 일어난다. 이게 가능 했던 시절에는 젊어서 가능하기도 했지만 내가 재밌어 했던 것, 좋아했던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해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고로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순 없는 게 인생이지만 무언가 오래하고 싶다면 하고 싶은 걸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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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 직접 찍은 사진 아님 주의)


저마다 퇴근 이후 자신의 인생을 멋있는 조각상처럼 조각하고 있는데 나만 혼자 각이나 굴곡이 없이 매끈한 돌덩이에 불과 하다면 40대쯤 됐을 때 굉장한 자괴감에 우울함까지 더해 질것만 같다. 요즘 사회 풍토가 그렇다. 남들보다 뒤쳐지기 싫어서 방향성 없이 막연하게 자기개발을 시작하고 작심삼일로 끝내기를 무한 반복하는 삶에 환멸을 느끼는 시대다. 그 중 일부는 자기개발에 습관을 들여 '꾸준히' 나를 발전 시키고 반사적으로 주변에서 갓생 산다고 칭찬을 '꾸준히' 받는다. 내가 꾸준히 열심히 하면 누군가 꾸준히 칭찬해 준다. 비록 주기가 아주 길수도 있지만 충분히 그럴 듯하다.


자 그럼 우리가 위의 글을 통해 '좋아하는 것''꾸준히'하는 것을 배웠다. 그럼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나는 좋아하는 게 없다. 내가 꾸준히 해온 거라곤 누워서 유튜브 숏츠 보기와 인스타그램 릴스보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건 남들이 재밌어하는 것과 열심히 사는 것을 재밌게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꾸준히 한 것은 의미없이 출근 하고 퇴근 해서 시간 낭비를 한 것이다.

이쯤 되면 "누가 나를 감시하고 있나?"하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CCTV를 찾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나오는 상상도 한다. 그렇지 않은가? 뉴스에서 나오는 '쉬었음'청년은 '24년 6월 기준 42.6만명에 육박한다.(고용노동부 24.07.15 보도자료) 일 다니면서도 이러고 사는데 일 안하는 청년들도 오죽할까. 물론 취업 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청년도 많은 것도 알고 있다.

결국 좋아하는 걸 찾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통계에서 모든 면을 다 밝힐 수 없겠지만 대부분의 쉬었음 청년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쉬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좋아하는 걸 찾는 다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그럼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당연히 아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가 나를 감시하고 있나"를 말하던 내가 이제는 매일 아주 짧더라도 책 읽는 시간은 반드시 확보한다(주말 빼고). 일주일에 인스타그램 게시글 3개를 올린다. 그리고 여기 브런치에 2편의 글을 올린다.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었을까.

좋은 뷰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들어보면 이렇게 바뀔 수 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묻는 사람들은 다음 편도 보고 그 다음 편도 꼭 보길 바란다. 이대로만 하면 무조건 매일 성장까진 아니더라도 매주 성장하는 모습은 만들어줄 수 있다.


당신은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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