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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의 원천, 눈물

by 소소산

시력에 있어 눈물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눈물이 고일 때마다 실감한다. 하품을 하다가, 책을 읽고 울다가, 드라마를 보고 눈물이 날 때는 눈동자를 굴릴 기회다. 불편함 없이 아주 부드럽게 눈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 재빨리 보이지 않던 시계를 보거나 가장 먼 곳의 글자를 바라본다.


순간 치솟은 시력으로 아주 맑고 또렷한 글자를 읽어낼 수 있다. 허나 평소 내겐, 말라 붙은 상태의 각막뿐이니 시력이 떨어진 것도 이상치 않다. 세상이 1.0 이상으로 보인다는 건 어떤 걸까? 라식 직후, 한쪽 눈은 1.0이라고 했지만 안경을 쓴 것처럼 맑고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다.


수술을 후회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 안과에서는 읽어낼 수 있기만 하면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이 수술은 잘됐다고 말한다고 했다. 그랬다. 한쪽 눈에 상이 맺히다 만 것처럼 개운하지 않게 보여도 볼 수 있으니 수술은 잘 된 거라고. 게다가 덤으로 따라온 부작용은 사전 설명했으니 그들에겐 문제 될 게 없었다.


나는 지금도 눈물을 자주 흘린다. 슬퍼서 우는 눈물과 눈을 보호하기 위해 유지되는 눈물의 성분은 다르다지만, 이 눈물인지 저 눈물인지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다. 여하간 눈에 눈물이 도는 순간만큼은 안구건조 완화는 물론, 찰나지만 시력도 치솟곤 하니 1석 2조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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