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동료가 그 회사에서 자리를 잡고, 같이 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이미 꽤 많은 인원이 그의 제안에 따라 그쪽으로 이직한 상태였다. 하지만 통근 거리라는 요소는 회사 선택에 있어서 내게 매우 중요했고, 그의 회사는 지금 다니는 회사의 두 배 거리에 있었다.
이전에는 편도 한 시간 이상 걸리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지만, 멀리 다니다 가까워지는 것과 가까이 다니다 멀어지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편해지는 일에는 적응이 필요 없지만, 불편해지는 일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되니까. 나는 농담처럼 연봉 천만 원을 더 주느냐고 물었고, (물론 진담이었다.) 그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것으로 내 이직에 대한 이야기는 가볍게 끝났다.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약 80분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숫자를 보고 놀랐는데, 80분이라는 수치가 편도가 아닌 ‘왕복’이라고 씌어 있었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한데……. 편도가 아니고 정말 ‘왕복’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출근과 퇴근에 각각 40분이 안 걸린다는 얘기인데, 이런 통계는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거지? 차고 넘치는 동료들의 출퇴근 소요 시간이 기본 한 시간 이상이다. 물론! 당연히! 왕복이 아니다. 왕복이라면 보통은 두 시간, 세 시간 이상도 드물지 않다.
차편이 늘어나고 대중교통이 좋아지면 출퇴근의 여정이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예전보다 깨끗하고 편리한 지하철과 버스가 도심과 외곽을 더 바삐 빈번하게 오갈 뿐, 사람들의 보금자리는 회사와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한다. 이런 아이러니라니. 40분이라는 불가사의한 평균 시간 안에 회사에 무사히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계약인간은, 과연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