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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계약인간 26화

부하는 칭찬이 필요해

by 소소산

4년 차에 무려 네 번째 팀장을 맞았다. 영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속되는 조직개편과 팀장 교체. 팀장만 바꾼다고 성과가 나겠냐마는 가장 손쉬운 것이 인사이동이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는 네 명의 팀장 중에서 두 번째 팀장을 가장 좋아했는데, 그의 칭찬 방식 때문이었다. 첫 번째 팀장은 칭찬에 인색했고, 세 번째 팀장의 칭찬이란 언제나 “빠르네.” 한 마디였다. 그럴 때마다 난 ‘저 멘트는 변하지를 않네. 진짜 지겹다.’고 생각했다. 네 번째 팀장은 피드백 없는 것이 칭찬이라고 말했다. 수정할 부분이 없으니 따로 말하지 않는 거라고.


두 번째 팀장의 칭찬 방식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반면 두 번째 팀장의 칭찬 방식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내 결과물을 보고 깔깔 웃으며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 라거나, 다른 팀원의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을 때는 챗으로 조용히 내게 지시하고는 ‘역시, 구성이 탁월해.’ 하거나, 어디 어디 부분이 이래서 저래서 좋았다고 항상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특별히 내 고과(#고과는 고가)를 잘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 있는 칭찬은 내 일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이 되었다.


나는 종종 팀원들 앞에서 그녀를 사랑한다고, 나와 아주 잘 맞는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아니, 팀장으로서 그를 사랑했던 것은 진심이었다. 그런 그가 다른 팀으로 가는 발령 공문이 떴을 땐, 나보다도 다른 팀원이 먼저 눈물을 보였다. 그는 내게만이 아닌 다른 팀원에게도 좋은 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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