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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 Feb 15. 2024

‘내향형’ 교사

7년 차 교사, 내향형이라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며칠 전 교보문고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책이 하나, <콰이어트 리더십>이다.


‘이건 난데,,?’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집었다.


그동안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었었다.

어떤 주제,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했다. 신기하다. 제발 좀 와라 할 때는 오지 않았던 그 ‘감’. 책을 열고 닫자마자 그 ‘감’이 왔다.


너무나 평범한 내 이야기는 글의 소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평범한 내 이야기가 내 글의 소재가 된다.


써 내려가고 싶은 내 이야기의 큰 그림은,

'내향형 교사가 전교생 앞에서 하입보이를 추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우선, 무서운 게 많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그 ‘눈빛’이 제일 무섭다. 난 ‘외향형’, ‘내향형’ 중 ‘내향형’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 조회 시간에 23명의 학급 학생들의 하루를 깨운다. 100명이 넘는 학생들 앞에서 45분 동안 수업을 한다. 온갖 손짓 발짓이 필요하다. 말도 안 되는 개그를 친다. 혼자 질문하고 혼자 대답하는 건 일상이다.


‘학교에서‘ 내 성향을 자랑스럽게 내세운 적은 없다. 내향형이 내 교직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숨기기 바빴다. 학생들 앞에서 ‘내향형’인걸 들키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장구를 치며 고군분투했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콰이어트 리더십>에서 말하길, 조직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내향형이라고 한다.


교사의 절반도 내향형이겠다! 나와 같은 교사들이 절반이 된다니. 7년의 교직생활 동안, 내향형이어서 겪었던 어려움, 오히려 내향형이라 좋았던 점. 공감을 해줄 수 있는 동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


교사는 ’내향형‘이면 안될까? 

‘내향형’은 교사가 어울리지 않을까?


‘나’를 증거로 삼아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내향형 교사‘이기에 분명 가치가 있다.


학교에서 “샘은 외향적이야. “라는 소리를 많이 듣기도 했다. 전교생 앞에서 하입보이를 췄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할지도.


타고난 성향은 바꿀 수 없다. 내향형이어서 억울하고 답답할 때도 많았다. 억울하고 답답함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속한 환경에서 고유 성향을 존중하고 어떻게 요리조리 잘 활용할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래서 이제는!

‘내향형’이라는 무기를 더욱 단단하게, 빛이 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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