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괜찮아
“완벽한 교사 팝니다”
주말에 <완벽한 아이를 팝니다>라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런 상상을 해봤다. 만약 ‘완벽한 교사’를 파는 대형 마트가 있다면?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교사
학급 활동을 참신하게 기획하는 교사
노래를 잘 부르는 교사
공감을 잘해주는 교사
목소리가 큰 교사
힘이 센 교사
운동을 잘하는 교사
약속을 잘 지키는 교사
화를 안내는 교사
긍정적이고 잘 웃는 교사
각종 홍보와 바겐세일을 하며 다양한 유형의 교사를 파는 대형 마트가 있다. 학생들은 여기저기 둘러본다.
“어떤 교사를 찾으시나요?”
“완벽한 교사를 찾는데요.”
교사도 마찬가지다.
얘들아 청소 좀 제대로 해.
얘들아 대답 좀 해.
가정통신문 좀 제때 가지고 와.
이동수업 때 문 잘 잠그고 다녀야지.
그런 건 빨리 선생님한테 말했어야지.
수업 종 친 지가 언젠데 이제 들어와.
다른 애들 다 해오는데 넌 왜 숙제를 까먹어.
수업시간에 장난치지 마. 친구들 방해하지 마.
늘 학생들에게 완벽하라고 얘기한다.
“완벽한 학생”을 바란다.
나는 학생들이 원하는 “완벽한 교사”일까?
이번주에 나의 실수들을 읊어보면 아래와 같다.
1. 수업용 마이크를 충전을 미리 안 해놓아 생목으로 수업한 것.
2. 활동지를 안 챙겨 수업부장을 시켜 내 자리에 갔다 오게 한 것.
3. 코팅하다가 코팅기계에 종이가 껴서 기계를 망가트릴 뻔했던 것.
4. 종례시간에 조금 늦게 올라간 것.
5. 내일 써야 할 수업용 학습지를 오늘 오후에야 인쇄를 맡긴 것.
6. 평가계획서에 평가기간을 제대로 적지 않은 것.
일단 너무 많이 적으면 창피하니까 여섯 개 정도에서 마무리하겠다.
역시 난 ‘완벽한 교사’가 아니다.
우린 늘 서로가 완벽하길 바라기에 서로 기대치가 높아지고 실망을 한다.
마땅히 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지적할 수 없다.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돼. 실수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