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고 싶은 마음을 아세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그러나 난 잊혀지고 싶다.

by 다혜

매일 밤 침대에 누워 하는 생각이 있다.


'이대로 죽으면 다들 날 잊어줬으면 좋겠다. 애초에 없던 사람처럼 잊혀지고 싶다. 특히 소중한 사람들에게'


우울이 날 덮친 뒤 남은 건 공허 뿐이다. 예전 내 모습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열정도, 삶에 대한 미련도 없다. 숨이 붙어 있는 마네킹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아직까지 떠나지 못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나'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들. 내가 사라지면 가족들이 버틸 수 있을까


우울에 갇혀 아무것도 못하는 나..차라리 한심하다고, 나약하다고 꾸짖기라도 하지


버텨만 달라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에 마음이 더 갑갑해졌다.


그래서 잊혀지고 싶다. 처음부터 나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떠난 뒤 그 누구의 동정도 받고싶지 않다. 분명 내 삶을 불쌍히 여기며 얘기할 테니까.


가족들이 갖고 싶다던 물건을 기억해 뒀다. 그 물건들이 나를 대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잊혀지고 싶은 마음은 갈수록 간절해져 나를 옥죄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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