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살피면서 빠르게 가는 시간을 잘 보내야만 한다.
30대를 돌이켜 보면 그냥 바빴다. 열심히 살았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열심히 살았다. 이 열심히라는 단어를 나에게 붙이는 것에 대해서 나는 부끄럼이 없다. 잘한 것은 없었다.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노는 시간은 별로 없이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
40대가 몇 해 지난 시점인 지금 30대를 바라볼 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열심히 사는 것이 그냥 좋은 것은 아니다. 목적과 목표가 있는 상태에서 열심히 살았다면 좀 더 나았을 것이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갔다. 만약 그때 지금처럼 이렇게 기록만이라도 남겨두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글이 수천 개가 쌓였을 것이고 지금쯤 그것은 소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최소한 책 하나는 출간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그것을 생각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시간은 지나갔다. 과거에 대해서 더 돌이켜 볼 것도 없다.
다행인 것은 두 가지, 지금이라도 그것을 느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심히 살았다는 것 자체가 시간을 허비하거나 낭비한 것 같은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는 시간이 적었고 그것 자체가 그래도 어떤 경험을 하나라도 더 했다는 점에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저 다만 효율이 없었을 뿐이다.
내가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아내와 두 아이가 있고 주변이라고 함은 나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장인, 장모님을 뜻하는 것이다. 내 나이가 되면 아마 많은 수의 사람들이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으리라고 본다. 시대가 변하는 점이 있어 나이대는 약간 틀릴 수 있겠으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는 분들 아니면 미래에 가정을 꾸릴 분들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주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보통 40대가 되면 부모님 연세는 70대 안팎에 있으실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늦춰질 수 있겠으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럴 것이고 나중에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나이대에 대해서는 계산을 하여 바꿔 적용하면 될 것이다.
부모님 세대들이 60대 후반이 되면서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되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의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니 오해하지 않고 보셨으면 한다. 모두 각각의 시점에서 무언가 맞지 않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나에게까지 간접적으로 영향이 온다는 것, 그게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아버지는 미래에 나에게 뭐라도 좀이라도 주고 싶어 내 부동산 명의로 무허가 주택지를 사셨다. 서울 성북구에 오래된 주택이 많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땅의 경계가 모호한 지점이다. 60년대에는 지금 같은 시스템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가난한 분들이 수백 가구 이상의 집을 지었고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땅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허가 주택지를 부여하여 행정구역 내를 정리하게 되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굉장히 흔치 않은 지분을 나도 모르는 계기로 얻게 되었다.
아버지는 그 지분을 2009년도에 매입을 했다. 이유는 그 시점에 성북구에 재계발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성북구 재계발은 10년 후에 완공이 된다고 공언을 했다. 아버지는 그 이슈를 굳게 믿은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사실을 거의 다 얘기를 하셨다. 나도 그 사실에 크게 반박할 것은 없었다.
현재 2024년 그곳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건축사는 선정이 되었고 절차대로 진행은 되고 있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2010년에 얘기를 했던 것과 현재 너무나도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언제나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나는 그것으로 인해 부동산 투자는 둘째치고 현재 꼭 필요할 수 있는 대출 중인 하나인 주택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용대출 밖에 받을 수 없어 참 힘들었던 시점이 정말 많았다.
나는 아버지가 말한 그 10년 동안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중간중간 얘기를 했다. 아버지가 생각한 그것은 절대로 2020년 내에 완공이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아버지는 2020년이 안되면 2025년에는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 2024년에 여전히 진행되는 것은 미비하다. 내 생각에는 아버지가 꿈꾸는 그 집은 2040년은 되어야 될 듯하다고 생각한다. 그때 되면 아버지 나이는 80대 중반이 넘는 나이가 될 것이고 그 시기에 그런 것을 누린다고 해서 무엇이 좋겠는가.
아버지는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시간은 금이다.'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 주식으로 따지면 몇 년 동안 마이너스 종목을 보유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만약 재산이 넉넉한 사람이나 추가적으로 수익계좌를 보유한 사람이 이런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상황이 아닌데 계속 마이너스만 보유하고 있다. 나중에 크게 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벌써 14년째이고 최소 5~6년은 더 있어야 한다. 그 집이 얼마에 거래될지는 모르겠다. 5~6년 후에 제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것은 아무리 대박을 친다고 하더라도 마이너스일 뿐이다. 만약 그 시기에 몇 억은 번다고 해서 뭐가 좋겠는가. 이미 이것 때문에 서로 사이가 안 좋아진 적도 있었고 한창 힘들었는 시기도 있었는데 말이다. 그 수익이 될 것인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나의 부동산 명의로 이런 게임을 아직도 하고 있는 부모님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만약 이런 지식을 좀 더 빨리 깨달아서 몇 해전이라도 얘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 몇 해전, 코로나가 터지기 전 부동산 경기가 좋았었을 때가 있었다. 나는 그때 팔라고 수 차례 얘기를 했지만 듣지 않으셨다. 지금 같은 논리로 설득을 했다면 결과는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부모님 세대들은 이런 트렌드에 약할 수밖에 없다. 자기 경험은 신념이 되어 주변에 말을 거절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40대가 되니 이런 것들이 눈에 훤히 보이면서 문제점이 하나씩 터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부모, 자녀의 관계는 다른 서양사회보다는 끈끈하게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런 것들을 30대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얘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내가 힘들고 바빴던 시기라도 밤에 책을 읽고 주변 상황에 대해 조금만 더 고민을 했더라면 그리하여 현재 얽히고설킨 이 실타래를 조금이라도 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지금은 너무 묶여 있어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좀 더 올곧게 서서 제대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재정적 독립이 필요하다. 이 얽힌 문제는 오롯이 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또한 바꾸어 생각해 보면 내가 이런 고민을 하면서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미래에 나를 바라봤을 때 나 스스로 칭찬할만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고민거리를 나에게 던져준 부모님이긴 하지만 아직 부모님은 건강하시고 그것 외에 큰 문제점을 던져주지 않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가면 된다. 그 가운데 부모님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서서히 앞으로 나가면 된다.
부모님이 70대가 되면 서서히 이런 문제가 터져 나올 수 있다. 그전에 각자 조금씩 신경을 쓴다면 이 문제는 나중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큰 문제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주변에 감사를 하면서 고민을 해서 해결해 나간다면 미래는 여전히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