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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지기 Apr 07. 2024

ZERO/GRAVITY

내가 이루고 싶은것 모두 이룰 수 있으리다.


-ZERO/GRAVITY-


나는 꿈을 꾼다
하루에 백번 하고 열번은 조금 넘을 꿈을 꾼다.
자고 있을때는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서
거리를 배회하면 꿈과 현실의 차이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파란 하늘은 더 푸르고 푸르며
태양의 주변은 보다 더 누렇게 번진 캔버스 같다.
밤 하늘의 별은 우주에서 내리는 폭포와 허리케인이다.
나는 아마 정신이 온전치 못한것이다.
그렇게 꿈을 꾸다보니
가끔은 현실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져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잊어버리곤 함에
이불속으로 파고들어가 두 귀가
찌그러질듯 귀를 막아버리고 싶다.
베개를 입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싶지만
그마저도 혹시 누가 들을까 신음한다.
그러곤 잊어버린다
자는 동안의 꿈처럼 말이다.
걷고 또 걸었다. 의미 없이 사는 이유를,
그 이유의 의문을 파헤치기 위하여.
아지랑이를 쫓는다.
횃불의 아지랑이 처럼
불타는 일렁거림.
없는듯이 있고서
자세히 보면 뜨거울것만 같고
잡아보자니 고통스러울것 같은것이다.

현실이 마치 꿈과 같아 모든 순간이 모순같다.
꿈속의 일처럼 잊어버리는 현실이야말로
현실과 꿈의 경계선에 서있는것이다.
호라이즌—

나는 구분 지을수 있는가?
삶의 카테고리 말이다.
"없네만.."
그렇다면 뛰어내릴수 있는가?
투신 말이다.
"없소요만.."
소요만?
"꿈이 아니라면 죽는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잡고 있는 펜으로 허벅지를 찔러볼수 있는가?
"아플것같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어찌 사는것이느냐?
"저도 알고싶습니다."
첫번– 꿈이다.
"꿈이 맞습니까?"
둘번– 현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고 그른것입니까."
셋번– 경계선이다.
"모르겠습니다."
넷번– 이카로스.
"미궁.. 밀랍.. 날개.. 태양.."
다섯째– 자유. 낙하. 투신. 고통.
"꿈에서 깨어나면 사죄할겁니다.."
여섯째– 나에게.
"나에게."
일곱째– 미안하오.
"나 또한, 미안하오."
..
눈을 질끈 감은건 스스로다.
눈을 뜨게 애쓴건 의사이다.
눈을 뜨는것조차 스스로 할수 없는
비인간스러운 삶이다.
마지막인줄로만 알았는데
스스로 마침표조차 찍을수 없는
절망스러운 삶이다.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것같다.
나의 혈관에는 모르핀이 흐르는것이 분명하다
몽롱하니 이거는 꿈인것이다. 분명한것이다.
손톱으로 허벅지를 긁으니 감각이 둔한것이
나는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 서있는것이다.
호라이즌–

내가 이루고 싶은것 모두 이룰수 있으리다
내가.이루고.싶은것.모두.이룰수.있으리다.
내가이루고싶은것모두이룰수있으리다.
내.가이루.고싶.은것모.두이룰.수있으.리다.
다리-으있수-룰이두-모것은-싶고-루이가-내

나는 뛰어내리고선
머리로 떨어졌다.
세상이 뒤집혔다.
최후의 최후였다.
지구가 나를 부숴버린건지
내가 지구를 부숴버린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게 마지막 기억이다.
분하디 분한 삶이였지만
혹시라도 깨어난다면 사죄하겠다.
스스로에게 무릎을 꿇고 빌겠다.
살아있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죽지못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살고싶지만 그렇기에 죽고싶습니다
살아서 죄를짓느니 죽어서 사죄하겠습니다.
그렇게
지구는 부숴졌다.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말이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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