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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지기 Mar 31. 2024

있는듯이 없으리다(而無有象乎)

황홀하구나, 그 모습이 있는듯 하면서 없으니.

-있는듯이 없으리다(而無有象乎)-

앞이 캄캄한 맹인이다.

..

듣고도 보고도 모르쇠 하는 불쌍한 눈과 귀가

넷- 개나 있는것들이다.

쓸모도 필요도 용도를 알 수 없는

넷-개의 눈이요

사-개의 귀이요.

아, 두개를 한 쌍으로 둘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

저 인간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죽어도 모를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원망스럽기도 하다


첫-번의 적출이다.

자신의 앞날을 한치도 모르는 불쌍한 눈.

첫-번의 절단이다.

자신의 얘기를 한귀로 흘리는 불쌍한 귀.

짝을 하나씩을 잃었으니 공평하기에

나는 만족하기 적당했다.


그림자엔 눈과 코와 입이 없으니.

없는 눈을 감아주어 넘어감에

너는 그림자를 원망을 말거라.

듣지도 보지도 운을 띄울수도 없는

평생을 속이 새까만채 살아온 인간이니까.


둘-번의 적출이다.

숙명이 정한 이치를 부정하는 불쌍한 눈.

둘-번의 절단이다.

운명이 판단한 결과를 부정한 불쌍한 귀.

짝을 모두 잃었으니 공평했다.

그렇게 새로 태어나기에 적당했다.

거울속의 너는 그렇게 죽었음에

나는 만족하기에 적당하다.

더는 듣고도 보고도 모르쇠할수 없다.

우리는 평생을 함께할 인연 이었을뻔 했으나

한평생 나의 외로움엔 보탠것이 하나 없으니

이제 그만, 헤어지는것 이올시다.

너는 그렇게 죽을 운명이였다.

..

나는, 앞이 캄캄한 맹인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불쌍한 눈과 귀는

평생토록 찾을수 없을것이다.

이토록 불쌍한 사람은 세상어디에도 없을것이다.

두 눈과 두 귀가 없으니

느껴지는 모든것이 빛이로다.

황홀하구나, 그 모습이 있는 듯하면서 없으니.

이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꿈에서

그만 깨어날 때이다.

..

레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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