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 번째 별

알아간다는 것

by IRIS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것을 참 즐거운 일이야."

나는 알아가는 일을 참 좋아한다. 새로운 것을 깨닫는 일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때로는 알아간다는 것이 불쾌하기도 한다. 내가 알지 못했던 지식이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으며, 새롭게 알게 된 나의 서툰 모습들을 알아가는 것을 외면하고 싶으니까, 주저하기도 한다.


늘 알아가는 것에 서툴지만, 새로운 지식을 알기 위해, 때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의 새로운 면을 탐구하기 위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자각하기 위해서 나아가려고 한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다시금 새로운 면들을 알게 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야."

나는 꽤나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 대화를 하는 것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지내는 것에 젬병이다. 아니 극히 싫어한다. 나는 너무나도 내향적이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늘 어려워했고 여전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알아가는 작업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책'이었다.


"때론 내가 주인공이 되어 그 삶을 살아가보기도 해. 책들에 둘러싸여 인간관계에 서툴기만 한 내가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 '책' 자체가 매개체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도 있는 좋은 안전장치가 되어주기도 하지."

어린 시절부터 난 늘 사람을 어려워했고 관계를 맺는 것에 늘 두려웠다. 특별히 누가 괴롭혔거나 거절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란 사람이 자체가 사람이란 관계를 맺는 것에 유독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었고, 나에겐 도서관이 즐거운 놀이터였고 책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통해서 '나'를 알게 되었고, 많은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으며, 내 인생의 좋은 스승님도 되어주었다. 그만큼이나 나에겐 책은 좋은 친구이자 스승이었고 '내'가 되어주었다.


나는 늘 알아가는 것이 좋았다. 매일 매달 매년 새로운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읽었던 책을 몇 번이고 다시 보는 것도 좋았다. 내가 알던 지식이 새롭게 들어오기도 했으며, 좋기만 했던 주인공의 새로운 모습이 보였고, 나쁘기만 했던 악당의 아픈 모습도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책은 늘 내게 새로운 것뿐만 아니라, 내가 알던 그들의 새로운 면도 보여주었다. 몇 번이고 읽었던 책조차도 늘 나에게 알아가는 일을 하게 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어. 나도 늘 변화한 모습을 이야기하고 자랑하듯이, 모든 것은 변화하고 나아가는 거야.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10년 지기 친구더라도 나 자신조차도 알아가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돼."

어느 날부터 내가 하지 않게 된 말이 있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하는 거야.'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게 됐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어린 왕자'는 늘 나에게 다르게 다가온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랑하는 연금술사의 '산티아고'는 때로는 한심했고 때로는 너무나도 대단해 보였다. 어린 왕자를 만난 우리들이 만나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가 아는 어린 왕자는 모두 다르다.


10년 전의 어린 왕자 책이 성장한 걸까? 10년 후의 어린 왕자 책은 또 성장해서 나에게 다가오는 걸까? 아니다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와 다르고 10년 후의 내가 또 달라지기 때문이겠지. 책은 서툴기만 한 내게 나를 알려주는 것이겠지.


관계에 서툰 10년 전의 나는 여전히 지금도 관계에 서툴기만 하다. 10년 후에 나도 여전히 관계에 서툴겠지. 그게 '나'니까 하지만, 누구에겐 변화가 없어 보여도 나는 한 발짝씩 나를 고쳐 쓰며 나아간다. 10번의 만남에서 10번 모두가 서툴렀던 10년 전의 나는 8번 서툰 나로 나아갔고 앞으론 7번 정도 서툰 나로 고칠 수 있겠지.

우리 모두는 우리답게 우리를 고쳐 쓰며 나아가고 있으니까. 난 이제 그 말을 내뱉지 않기로 했다.


네 번째 별은 '알아가는 것'이다. 늘 새로운 것을 알아가며 성장하기 위해서, 서툰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의 여정을 함께하기 위해, '나'의 길이 늘 아름답길 위해서 나는 오늘도 알아가기를 걸어둔다.


"여러분은 오늘 여러분의 새로운 면을 찾았나요?"

일요일 연재
이전 03화세 번째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