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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는 김에 뉴질랜드 Nov 11. 2024

머피 그리고 머피 또 머피

머피 이놈!!!

집사야... 오늘은 날씨가 좋구나.

어느 날 느닷없이 오늘부터 이곳에서 살기로 결정 되었습니다냐옹. 그냥 나를 받아들여라 냐옹.


얼렁뚱땅 들어와 뿌리를 내린 나의 가족 머피. 그동안 꾸준히 함께였다.

멋대로 들어와 멋대로 지내는 중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머피가 내게 스며들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머! 피!


머! 피!


이제 머피는 나의 딸에겐 새로운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 나의 남편은 머피를 스토커라고 부른다. 내가 옆에서 볼 때는 남편이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어느샌가 온 가족이 집에 있을 때 그냥 습관처럼 머피이름을 부른다. 나의 가족이 차를 타고 외출을 할 때면 도착지까지 머피 이야기로 웃고 떠들 때도 많다.


-가족들이 있는 곳이 바로 나! 머피가 있어야 한다냐옹!!

레비전을 시청할 때도 당연히 함께다. 머피는 한국어도 알아듣는 걸까?


남편이 노트북을 할 때도 머피는 늘 함께한다. 원래 머피 집은 종종 늦게까지 불이 꺼져있다. 아마도 머피의 원래 가족들은 퇴근이 늦나 보다. 어쨌든 머피는 사람의 손길, 사랑이 그리운 고양이인 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머피는  나의 집에서 나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아주 아주 길다.


머피는 가족을 선택했고 나의 가족은 선택받았다.


오후 3시면 나의 딸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다. 째깍째깍! 3시! 머피가 나의 딸 껌딱지로 변신하는 마법이 시작된다!

나의 딸이 어딜 가든 근처에 누워서 지켜본다.

-절대 지켜야옹!! 내 집사다 냐옹!!

나의 딸이 책을 읽을 땐 테이블 위로 폴짝 올라와 마주 보고 앉는다. 그리고 눈을 꾹 감고 있다. 정말 희한한 고양이다.

머피는 종종 털 속에 개미, 거미 등 작은 곤충을 달고 집안에 오곤 한다. 벌레는 싫지만 머피는 좋다. 요즘 나의 남편이 벌레를 초월한 머피 사랑이 시작될 것 같다. 부쩍 둘 사이의 스킨십이 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머피를 가슴팍에 끌어안을 날이 오겠지...

언제까지 머피가 나와 함께 할까? 갑작스러운 이별이 올 수도 있다. 그런 날이 오기 전까지 우리 서로 사랑하자 머피!!


언제나 행복해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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