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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록 Mar 18. 2024

가족이 생겼다

외로운 반지하

 자취를 시작하면서 행복한 기간은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행복’ 이란 단어보단 ‘자유’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던 것 같다. 자유롭게 생활하는 게 좋았던 거지 혼자 사는 건 꽤 우울하고 외로운 일이었다. 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좋은 사람이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주말에 잠깐 놀러 온 기러기 아빠를 보내야 하는 마음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기분이 잊히지 않는 건지 자취를 시작하고 부모님이 잠깐 머물다 가시면 공허함에 힘들어했다.



 혼자 살면서 외로움은 더 커졌다. 나는 수다쟁이라 불릴 정도로 말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데 일을 시작하고 타지에 떨어져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었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이곳이 벅차기만 했다. 나는 성격상 힘든걸 부모님께 말하지 않는 편이라 매일 웃는 척 통화를 하는 게 힘들었다. 외로운 시간이 겹겹이 쌓여 나를 지하 밑으로 가두고 있었다.




  

 독립을 했으니 부모님께 응석 부리지 않고 잘 이겨내고 싶었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고 반지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값진 시간이다. 나의 외로움 때문에 강아지를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 좋은 주인이 되기 위해 공부했다.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어딜 가든 사랑받았으면 해서 나름 엄하게 교육하기도 했다. 혼자 키우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아는 사이가 되었다. 나를 믿고 따르는 모습이 보일 때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내게 힘든 일이 생겨 울고 있으면 눈물을 닦아주는 강아지 덕분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책임감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작은 생명체이지만 넘치는 사랑을 받아서 나도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노력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가족은 인생의 원동력이 되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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