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기 위한 노력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반지하에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월세에 살고 있었지만, 그다음 집은 전세로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다. 무리한 목표일 수도 있지만 반지하에 살고 있는 동안 월세가 많이 올랐고, 사회초년생인 내가 월세로 많은 돈을 지불하긴 어려웠다. 전세로 살기 위해선 부모님께서 쥐어주신 보증금 500만 원을 제외하고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나는 재테크나 투자에 무지했기 때문에 저축밖에 할 수 없었다. 월급을 받자마자 저축금액부터 빼고 생활했다. 처음에는 생활비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남는 돈만 쓰면 되기 때문에 경제관념이 잘 잡히지 않은 나에겐 더 편하고 좋은 방법이었다.
저축의 욕심이 생겼을 때는 식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밥을 해 먹고, 도시락을 싸서 회사에 출근했다. 배달음식을 먹으면 몸은 편하지만, 건강에 좋지도 않을뿐더러 너무 비쌌다. 먹고 싶을 때 한 번은 먹을 수 있지만, 배달음식을 주로 먹지 않는 게 돈을 빠르게 절약할 수 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을 돕느라 어깨너머 요리를 배우긴 했지만, 처음 혼자 요리를 했을 때는 김치찌개 정도만 끓일 수 있었다. 요리 영상을 보면서 카레, 된장찌개, 미역국, 닭볶음탕••• 하나씩 늘려가서 이제는 레시피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툴지만 차근차근 배우면 어려울 건 없다. 나름 노하우도 생기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돈은 처음에만 모으기 어렵지 한 번 모으면 쉽다”라는 말이 모으는 순간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참다 보면 포기하고 싶기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 지나고 보면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되지만 미화된 게 분명하다. 그 순간에는 정말 힘들었으니까.
결국, 나는 부모님께서 주신 돈을 제외하고 여윳돈을 만들었고 드디어 청년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이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만들어낸 결과였기 때문에 뿌듯했다. 역시 헛된 노력은 없었고 이렇게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갈 거라 믿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