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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록 Apr 08. 2024

반지하 탈출하기

상층으로 이사하다


반지하 생활을 2년 4개월 만에 종료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동시에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이사 갈만한 매물이 나오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이왕 이사 가기로 했으니 좋은 위치와 가격대가 맞는 매물을 기다려보기로 했고, 4개월 동안 발품을 팔아 조건이 맞는 집을 발견했다.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준비하는 기간이 꽤 걸렸다. 우선, 전세라는 제도와 전세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부했다. 알려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알아내야 했다. 월세로 방을 계약했을 때는 아무 생각도 없었던 것 같은데, 힘들게 모은 돈인걸 알기에 대충 알아볼 수 없었다.

 


 전세 계약을 하는 날, 불안한 마음에 잠을 뒤척이고 뜬눈으로 전세사기 유형을 계속 찾아봤다. 부동산에 도착해서 먼저 작성해 준 특약을 꼼꼼하게 읽어봤는데, 내가 요구하고 싶었던 특약이 기입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중개사를 만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가계약을 걸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알고도 당하는 게 사기라고 하지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서 계약을 마친 것 같다. 대출을 받을 때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서 은행을 방문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이사준비도 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막막했지만 앞으로 계속 겪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엄살 부리지 말고 차근차근 해결하자고 마음먹었다.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테니.



 다행히 대출받는데 문제가 없어서 이사를 할 수 있었다. 새로운 집은 침실이 남향이라 해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햇빛을 받으며 일어나는 게 신기했다. 한동안은 주변사람에게 ‘ 아침에 눈 뜨는 게 행복하다 ‘라는 말로 행복감을 전하기도 했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니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햇빛을 받으며 눈을 뜬다는 게 벅차게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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