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말하기 능력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자라 가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양육자가 아이와 지속적으로 말을 주고받으면 아이의 언어능력은 향상된다. 참 감사하게도 어릴 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어른과 대화하는 시간이 길었다.
나는 말이 조금 많은 편이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든, 상상하는 이야기든 어떤 주제로든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점점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니, 상상하는 이야기보다는 경험을 주로 나누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과 주로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에 대해 나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한바탕 웃음 소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속 알맹이가 있는 이야기도 하지만, 그냥 농담하는 말을 나누기도 한다. 물론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 정도의 농담!
정말 감사한 것은, 어린 시절 어른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넉살이 좋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재치 있는 말이 잘 나온다.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일상적인 말인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다들 편한 분위기에서 서로 웃기려고 하기 때문에 익숙하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웃음이 전해진다.
요즘은 정말 어릴 때보다 쑥스러워하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낯을 가려서 어색함이 묻어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어떤 연령이든 말을 붙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를 나눠 본 경험이 많은 덕분이다.
동네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다녔기 때문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참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중에서 이발소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수다쟁이인 나와 대화를 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며 조심스레 웃기도 한다.
부자. 무언가가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나는 이야기 부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하고 싶은 말이 어찌나 많았는지, 낮부터 밤이 될 때까지 지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래서 그 덕분에 동네 어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다. 말동무가 필요하셨던 어르신들. 재잘재잘 이야기 하는 나의 모습이 참새처럼 보였는지, 예뻐해 주셨다.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가 많다. 더운 여름날에 집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무작정 이발소에 들어갔던 날, 정육점 주인아저씨 딸보다 아저씨와 친분이 있는 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옛날에 살던 동네를 방문하면 곳곳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께 인사드리는 나 등 생각보다 기억으로 저장된 추억이 많다.
과거의 소중한 경험을 추억할 수 있음에, 기억하는 나날들이 많음에, 어린 시절에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음에,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어린 시절이었음에 정말 감사하다.
1) 사람들과 이야기를 잘 나누는 편인가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