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의 힘은 엄청나다. 자라나는 환경까지!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관찰 능력이 뛰어나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고, 잘 따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아이 앞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오지랖이 넓다'
무슨 일이고 참견하고 간섭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오지랖이 넓은 사람. 우리 아빠다. 외향적인 아빠는 등산을 하실 때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거실 수 있다. 정말 대단한 것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함께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쪽이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인지 좋은 정보를 알려주실 때도 있다.
아빠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신다. 도움을 주시는 부분에 대해 괜찮다고 표현해도 마음이 불편하신지 끝까지 도와주려고 하신다. 어릴 때부터 자립심을 기르며 자라온 나는 아빠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내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게 자라왔으니까. 그래서일까? 스스로 해내고 싶은 나와 도움을 주고 싶은 아빠의 사이에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
엄마는 한 번 판 동굴을 보물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파신다. 끈기와 도전 능력이 매우 뛰어나시다. 목표를 세우시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신다.
부모님 두 분의 공통점이 있다. 장난기가 있다는 점!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능글 맞고, 재치 있는 언변 능력을 갖고 계신다.
나는 부모님의 장점을 닮았다. 완전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정도만 닮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이 필요해 보일 때 눈치 있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한 번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정신보다는, '나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보자'의 의미가 더 가깝다. 그리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의도하지는 않지만 나름 재치 있다는 말을 듣는 편일 정도로 장난기가 있다.
부모님의 장점을 닮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장점을 바라보고 닮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사람은 좋은 모습을 닮기도 하지만, 닮지 않아도 되는 모습을 더 먼저 닮아간다. 사람이 타국에서 말을 배울 때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을 더 먼저 습득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엄마 아빠의 모습 중에서 닮지 않아도 되는 모습을 닮기도 하였다. 점점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안 좋은 모습보다 좋은 모습을 더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부모님의 보완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니, 바깥사람들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사람들의 보완점보다 장점을 바라보는 게 더 익숙해졌다. 때로는 나와 맞지 않은 모습에 마음이 상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찾는 과정에서 마음이 풀릴 때가 있다는 점이다. 멀리서 봐도 엄마 아빠 딸인 나. 좋은 모습을 닮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