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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 박쥐와 MZ감성

by 샤토디 Jul 16. 2024

MZ세대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면 M세대, 싫어한다면 Z세대라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M세대는 어린 Z세대와 같은 세대라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반대로 어린 Z세대는 왜 M세대 같은 '노인'들과 묶여야 하냐며 반발한다. 워낙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그러한 호불호가 있다. 비슷한 특징으로 묶은 것이 아닌 그저 '요즘 어린것들'을 퉁쳐 부르기 위한 어른들의 표현이라 그런 것 같다.


나는 M세대, 즉 밀레니얼세대에 해당한다. X세대와 Z세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성향이 너무나도 다른 두 세대 사이에서 적당한 회색빛을 띄고 있다. 어떨 땐 X세대와 가까운 행동을 하고 어떨 땐 Z세대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래서인지 한 공간 안에 X와 Z세대의 대립이 첨예할 때에는 서로 자기편이 되어달라며 각 세대의 사고방식을 은근히 내비친다. X세대는 M세대인 나에게 '너는 MZ가 아니고 X에 가깝잖아' 라며 Z세대의 험담을 늘어놓고 Z세대는 마찬가지로 '선배는 저런 꼰대가 아니니까 내 말을 들어줄 거죠?' 라며 반동의 동지가 되어주길 바란다. 


나는 보통 두 세대 사이에서 '네 맞아요 요즘 애들 진짜 이상해요' 또는 '맞아 진짜 저 꼰대 너무 몰상식해' 라며 적당히 양쪽 편을 다 들어준다. 삼자대면을 하지 않는 한 나는 두 세대에게 환영받는 존재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편의대로 각 세대의 특징을 취사선택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어떠한 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고 네일, 내일 칼로 가르듯 정확히 구분하려 들기도 하고 아랫사람이 생기면 조직을 위해 책임을 강요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X가 되기도, MZ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편한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지만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것이야말로 M세대의 특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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