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뛰어다녔다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흐를 때마다
어린 날의 순수함이 반짝였다
교실 창가에 걸린 하얀 커튼이
오후의 햇살을 부드럽게 걸러내던 날
책상 위로 쏟아지는 빛줄기 사이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날아다녔다
쉬는 시간이면 책가방을 베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그렸던 우리
구름 한 조각에도 이야기를 담아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
지금도 가끔 그 운동장을 지나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까닭 모를 설렘으로 뛰놀던 그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다
먼지 묻은 운동화로 그린
우리들의 작은 우주
그곳에서 우리는
영원할 것 같은 약속을 나누었다
이제는 희미해진 분필 자국처럼
기억 속에 살포시 내려앉은 그 시절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비추던 맑은 거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