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04 댓글 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운동장의 기억

by 김태양 Feb 20. 2025


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뛰어다녔다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흐를 때마다

어린 날의 순수함이 반짝였다


교실 창가에 걸린 하얀 커튼이

오후의 햇살을 부드럽게 걸러내던 날

책상 위로 쏟아지는 빛줄기 사이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날아다녔다


쉬는 시간이면 책가방을 베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그렸던 우리

구름 한 조각에도 이야기를 담아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


지금도 가끔 그 운동장을 지나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까닭 모를 설렘으로 뛰놀던 그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다


먼지 묻은 운동화로 그린

우리들의 작은 우주

그곳에서 우리는

영원할 것 같은 약속을 나누었다


이제는 희미해진 분필 자국처럼

기억 속에 살포시 내려앉은 그 시절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비추던 맑은 거울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