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전국일주 준비 편 - 떠나긴 할 거니??? ㅇㅅㅇ
꿈이었다.
6년 반이 지난 지금 이때의 무모한 도전을 돌이켜 보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긴 한데 그래도 이때의 시도가 있었기에 누구보다 넓은 시야와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비록 지금은 가심비적인 부분에서 수익성이 영 말이 아니라 내려놓게 된 로드 트립의 기록을 그저 사진으로만 남기기보다는 영화 리마스터링처럼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글로 다시 재구성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천생 기계쟁이라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게 잘 안되다 보니 3년 전부터 해야겠다고만 했지만 진짜 결심할 때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아찔함에 드디어 타자를 쳐보기로 했다.
우선 모든 것의 출발점이었던 <C'est La Vie Cerato>부터 하나씩 이야기해 보기로!!!!! La Vie CeratoC'est La Vie Cerato
우선 이 말도 안 되는 도전의 시초부터.....
자동차를 좋아하던(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뚜벅이 시절 탑기어와 더 그랜드 투어를 보며 당장 바스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자동차로 로드 트립을 떠나던 엠씨들의 모습에 나도 언젠가는 이런 여정을 떠나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다. 사실 운전면허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27년을 사느라 그냥 허상의 꿈이긴 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 출장으로 인해 회사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를 권장했고 무슨 고집이었는지 굳이 1종으로 면허를 따겠다는 고집에 몇 번을 고사하고서 추석연휴 직전에 면허를 겨우 따게 되었다.
그러고 회사가 대중교통의 씨가 마른 곳으로 이사를 가며 집에 있던 차를 물려받게 되었는데
바로 2008년 1월에 구매해서 10년 동안 18만 km를 뛴 이 녀석!!!
회사 이전으로 아버지는 차박이 가능한 SUV로 기변을 하게 되며 본넷에 길고양이들이 식빵을 구워 생채기가 잔뜩 나는 바람에 "애옹이"라는 이름을 붙인 세라토를 물려받고 출퇴근을 하면서 운전을 익히기 되었는데 오래된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니 자연스레 오래전 꿈꿔왔던 그 꿈을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렇게 어느덧 2008년....
20만 2천 km를 넘어가던 중에 바쁜 업무로 인해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를 못 가게 되면서 이 여름휴가를 추석연휴에 붙여서 열흘이라는 시간을 만들었고 연휴 전 금요일에 출발해 부산부터 거제-여수-고흥-정남진-대구-천안-단양-이천-일산을 거쳐 정서진에서 마침표를 찍는 1,700km에 달하는 대장정을 짰는데 아..... 진짜 다녀보니까 계획이랑 달라지는 상황이 벌어져 결국 전국 팔도를 여덟 팔자를 그리며 8일 동안 떠나게 되었고 그 8일 동안 진짜 많은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일정을 짜긴 했는데 짐을 어떻게 싸야 잘 쓸까 고민하던 중 회사에서 눈에 띈 펌프 박스 하나.....
뒷좌석에 넣어보니 어라!!! 주문제작한 것처럼 딱 맞아 들어간다!!!
여기다 옷부터 시작해서 온갖 살림살이를 다 때려 넣고 콧노래를 부르다가 키랑 리모컨이랑 세탁기에 샤사삭.....
리모컨 바꾸러 기아 오토큐에 갔는데 노후차량이라고 무상점검을......
어라! 웬 떡이냐!!!
암튼 자잘한 거 빼면 잘 관리되었고 별 문제없을 거라는 코멘트와 함께 나오긴 했는데
흠......
아무튼 마음먹고 출발만 하면 되니까 하고 안심했지만
이번엔 소소한 거지만 전구가 나갔다......
안개등이 나가서 거창하게 리프트를 또.....
수리하시는 분에게 이 차로 전국일주 갈 거라고 실토하고 한 번만 점검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연휴 재밌게 보낸다는 말과 함께 무리만 시키지 말라고 꼼꼼하게 봐주셨다.
아무튼 최종에 최종을 번복하며 전부 확인하며 준비를 끝냈고 진짜 가야지!!!! 하고
집에서 출발하려 했는데 그래도 시작이 시작이니까 뭔가 삐쩍뻔쩍한 점을 찍고 싶어서
명동에서 시작을 해보려고 CGV 명동씨네라이브러리에서 시작해 보기로 했다.
왜냐면.....
마침 이때 영화 죄 많은 소녀 라이브러리톡을 한다는 소식에 이걸 보고 전국일주를 떠난다면 크으으!!! 하는
혼자만의 낭만에 취한(?) 계획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영화도 보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포스터까지 받아서
진짜 부산으로 출발했다.
근데 부산 가기가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중간에 어디라도 공유할 걸 했다......
아....... 안개가 이렇게나 끼는 바람에 강제로 휴게소에서 1박 하기로......
모텔이고 찜질방이고 어딜 갈 수가 없을 정도로 짙게 끼어 휴게소를 나와 다음 휴게소까지 가려면
진짜 목숨 걸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 별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동생이 혼자 다니면 심심하니까 뒷자리에 태우고 다니라며 사준
따라큐만이 막막함을 덜어줄 귀중한 존재였다.........
(근데 너 인디언밥 뭐냐???? 내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결심하고 근 한 달을 극성을 떨며 준비한 전국일주 드디어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