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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그랜드투어 시즌 3 2편

내 마음에 주단 대신 폴리에스테르를 깔고

by 곰돌아부지

소다미술관을 보고 나니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그대로 집을 가기에는 뭔가 아쉬워 한 군데를 더 들려보기로 했다.


안양 쪽으로 가라는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가 샛길로 빠져 김중업건축박물관을 들렸다.

여길 알게 된 건 작년 이맘때 즈음 미술에 대한 넓고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거금을 들여 참가했던 미술 살롱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건축을 주제로 안도 타다오 건축가와 김수근 건축가를 다루게 되었고

흘러가는 이야기로 이곳을 듣게 되었는데

비록 미술 살롱 모임은 투자한 돈과 시간에 비해 턱없이 저급한 전개로 손절을 했지만

이렇게 된 김에 경기그랜드투어에서 방문해봐야겠다 싶어 방문하게 되었다.



안도 타다오의 건물은 <숨비소리 제주로드>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어서 익숙했지만

정작 우리나라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지만 안전과 강도의 이유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건축물들을 보면서는

건물들의 디자인이 아름다워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박물관을 나와 주변을 산보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보았는데

이땐 몰랐다.......




경기그랜드투어 시즌 3 둘째 날은 용인으로 향했는데

와~ 호우경보......

맞바람과 몰아치는 비때문에 안 나가는 차를 억지로 밀어붙이며 나가는데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 중력과 사투를 벌이는 인공위성의 노고에 심히 공감되었다.


아무튼 이른 아침에 폭우를 뚫고 도착한 곳은 경기도박물관!!!



경기그랜드투어를 세 번째 하고 있는 입장에서

경기도박물관을 왜 진작 와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를 모르는 경기도민이 경기도의 과거와 현재를 보려면

다른 곳 제쳐두고 여기부터 왔었어야 했는데......



특히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의 시집을 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부분도 있었고

재개관 기념 민화 특별전도 볼 수 있었는데

아침에 겪은 산전수전 공중전은 이미 기억에 잊힌 지 오래였다.



한편 경기도박물관을 들어가던 길에 현수막 하나를 발견했다.

그 현수막이 자꾸 머릿속에 아른거려 경기도박물관을 나오던 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렇다.

그곳이 백남준아트센터였다.



지난번 방문 당시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백남준티브이웨이브>와

언어의 소실에 대한 기획 전시 <침묵의 미래>를 통해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방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경기도박물관에서 예스러운 것들을 만난 뒤에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듯이

오늘날의 미술을 만나서 흥미로운 전개였다.




용인에서 의왕으로 넘어와 방문한 철도박물관은

대학생 시절 1호선 급행을 타고 기나긴 등하굣길을 소화했을 당시에

이곳의 간판을 보며 언젠가 한 번은 가봐야지 하고 마음먹던 곳이었는데

졸업 후 3년 만에 드디어 이곳을 와보게 되었다.



매일 아침 7시 20분경에 출발하는 급행 지하철을 타려고

서울역 게이트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보았던 기차들과는 또 다른 철도의 세계에 무한히 빠져들었고

철도도 기계였다는 사실에서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근데 5년 전이었음에도 개보수는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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