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서울을 되돌아보다.....
구 하우스에 새로운 기획전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서호미술관에서 이곳으로 향했다.
이번에 새로 보게 된 데미안 허스트의 자극적이지만 핵심을 찌르는 작품들을 보며
오늘날의 의학과 과거의 종교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특히 성경 속 등장인물을 약에 비유하여 성경 구절을 조합하고 있는 전개에서
염세적인 느낌도 안겨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아기자기 큰 자기 작은 자기한 느낌의 구 하우스가 조금은 낯설어 보였다.
그렇지만 수국이 정말 예쁘게 펴 있는 정원에 있다 보니
습한 여름 속 지친 마음에 생기가 생겼다.
이래서 예쁜 건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
몇 달 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올림픽 이폑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 전시에서
서울의 건축물에 대한 미니어처를 보는데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이곳......
마침 양평에서 가볼 곳을 찾다가 그때의 이름이 떠올랐다.
방문록을 작성하면서 어떻게 알고 오셨냐는 질문에
그때 그 전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자
'왜 이제야 오셨어요!!!' 하는 눈빛과 마주하게 되었고
혹시 건축 쪽에서 종사하시냐는 질문에
기계 설계 쪽에 몸을 담그고 있다는 답변을 하자
건축공학 전공 수준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당시에 과천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아직 못 온 건지 다 보지 못해 아쉬웠다.....)
사실 대학교를 다닐 때 건축공학과 건물에서 수업을 들을 때마다
기계공학과 건물에 자동차 엔진이 나열된 것처럼
미니어처 건축물들 사이로 거닐었던 기억이 있는데
철저하게 고증된 마스터피스급 미니어처들을 보니
어나더 레벨을 맞닥뜨린 기분 속에서 관함을 시작했다.
지하 1층의 전통 고건축물과 근대 건축물을 보면서 이전에 해설사에게 들었던 내용이 생각났다.
특히 지붕에 대한 구조물들을 보며 그 당시의 설명과 전공에서 배웠던
고체역학 관현 자료들이 합쳐지며 강렬한 조명이 때리고 있음에도 나노급으로 들여다보느라
정수리가 뜨거워지는 것도 잊을 정도였는데
특히 경복궁 강녕전 건축 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만든 작품을 보며
머릿속에서 3D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재밌었다.
2층엔 현대 건축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서울의 소울이 가득한 장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거기에 한때 컬렉팅 했었던 다이캐스팅 모델들이 있는 바람에
추억이 방울방울 달린 채 향수에 젖어들었고
그곳에서 한동안 나오지 못한 채 퐁당 빠져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작지만 옹골찬 이 구성을 보는데 드는 비용이 없다.
국가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는 설명에서
왜 그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다가 발견하고는 들어가 볼까 하고 차를 돌려 들어간 양평군립미술관......
큰 덩치를 자랑하는 반려차를 구겨 넣고서
거세게 몰아치는 비를 뚫고 들어가는 예상 밖의 난관이 있었지만
여기 2층 사진전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지하 전시 설명이 거창해서 기대를 품고 갔지만
공갈빵보다 실속 없기도 어려운 판에 그걸 기어코 해내는구나!!!!
도마랑 바이올린 중에 뭘 골라야 할지 몰라서
바이올린 위에 핏물 가득한 고기를 써는 기분이었다.
그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