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에서의 하루
여기는 한향림 도자미술관을 관람했을 당시에 봤었던 곳......
정식 개관 전 시범 운영 중이라는 검색 결과에 미리 가서 보기 위해 예약을 걸었다.
기존에 경복궁에 자리 잡고 있던 국립민속박물관이 세종시로 이전되면서
수장고를 파주 헤이리로 이전하게 되었는데
국립경주박물관 영남권 수장고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보이는 수장고에서 보았던
전시 방식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부분이 돋보였다.
그리고 해충으로 인한 손상에 대해 자세히 다룬 보존과학실도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할 것 같았고
2층에 자리 잡은 민속 아카이브는 공항 라운지 같은 구성이라
고급진 것 좋아하는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곳은 지뮤지엄의 피드를 보고 찾아간 한길책박물관.......
17~19세기 유럽 고서, 윌리엄 모이스의 초 저 저작집, 귀스타브 도레, 윌리엄 터너 등
유명 예술가의 화집 등의 독특한 아트북이 전시된 2,3층 공간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고
앙리 마티스, 호안 미로 등등 삽화에 참여했던 유명 화가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담아 오게 되었다.
그리고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화 신은 고양이 스케치가 그려진 파우치에 색을 입혀 완성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잠시나마 색칠놀이에 빠져 유치원생이 된 기분이었다.
마침 뭘 담을 주머니 같은 게 필요했는데 이게 아주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과 한길책박물관을 보고
습한 날씨에 지쳐버린 둘은 머리를 쓰기로 했다.
음료를 사면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이곳에서 도랑치고 가재 잡기로......
커피가 물려서 선택한 레모네이드와 오미자 에이드 덕분에
낙지 먹고 기력을 되찾은 황소처럼 넉넉해진 마음으로 관람을 이어갔다.
제이미 리의 작품들을 보면서 마치 미술관 벽에 포털을 이용해
또 다른 세계를 연결해 창을 낸 것처럼 자리 잡은 그림 속 풍경들은
판타지적인 장소를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듯했고
잠시 우주로의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전시를 보는 내내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을
그림에 사로잡히느라 잊고 있었던 것이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