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부에서 벌리는 미술큰잔치!!!
실학박물관을 본 이유로 인해 관람시간이 부족해
스타필드 하남과 미사리 조정 경기장이 너무 강렬해서 다른 무언가를 떠올리기 어려운 하남......
지뮤지엄 계정을 보고 바로 가봐야겠다 하고 토요일 아침에 오픈시간에 맞춰 하남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보통 이런 곳이면 부실하고 소홀한 부분이 눈에 띄기 마련인데
AR을 활용해 이성산성에 대한 정보를 세련되게 구성한 데다
박물관 앱과 게임 프로그램을 연동하는 시스템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올 만했다.
그래서 하남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뽐내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는데
생각보다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전에 참새가 방앗간 경유하는 마음으로 들린 팔당초계국수.......
햇빛이 너무 강렬해 박물관에서 출차하다가 살짝 데어서 욱신거리는 팔을 잊을 정도로 시원했다!
최근 들어 잭슨 폴록의 작품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동생의 취향을 따라가게 된
남양주 한강뮤지엄에서 만난 <디스코디스코> 전.....
이곳에 전시 중인 작품들이 서호미술관에 전시 중이었던 팝아트 작품들과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었지만
<디스코 디스코> 전만의 특징이라면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경쾌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8~90년대 컴퓨터 그래픽을 보는 듯한 아날로그적인 입체감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경치와 잘 어울리게 배치된 작품들은 과할 수도 있는 공간감을 적절하게 배분하고 있어
관람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생각보다 적었다.
점심으로 초계국수를 먹으러 가던 길에 본 표지판을 따라 계획에도 없이 궁금증 하나 때문에 들어간 곳....
근데 여기서 본 것이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전시관의 내용과 영민하게 연결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
상설전시 내용이 다소 어려운 경향이 있었지만
규모 대비 많은 양의 자료를 통해 실학에 대한 내용을 최대한 담아내고
조선 후기에 끼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는데
탄탄한 구성 덕분에 관람하는 데 있어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특별 전시에서 겨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잔혹한 더위를 피해 잠시 계절을 바꾼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실학박물관을 본 이유로 인해 관람시간이 부족해 광주 쪽 미술관 두 곳 중 한 곳만 골라야 했다.
결정은 쉬웠다. 안 가본 데 가면 되니까.
그래서 굽이진 길을 따라 점점 구석으로 들어갔고 아주 깊은 길을 따라가니 이곳이 나타나게 되었다.
토속적이고 민속적인 50~70년대로 추정되는 시골의 풍경을 흑백의 미묘한 색감으로 담아낸
주명덕 작가의 사진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떠난 듯한 느낌을 주었고
무심하게 툭툭 배치한 사진들이 뽐내는 소박함은 공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을 보여줬다.
닻미술관에서 다음으로 갈 마지막 목적지를 출발하기 전 그 자리에서 결정했어야 했다.
관람시간 내에 관람을 마쳐야 하는 만큼 너무 멀지 않아야 하고
영양가 있는 주제를 지닌 곳을 선택해야 하기에 관련 책자와 인터넷을 서칭 하여 논의를 하여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을 마지막 목적지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전시는 구운몽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꿈과 현실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부터
거칠고 상처뿐인 현실 속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신념을 스스로 되묻는 기회를 통해
현재의 어지러운 상황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고
운명 속에서 선택에 대한 용기를 주목하고 있었다.
결과가 어떠하든 선택에 대해서 뽑아낸 고민의 길이를 이해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해주고 있다는 것에서 전시의 지향점에 대한 매력이 살아났다.
이천시립 월천미술관을 보고 나온 뒤 집으로 가려던 계획은
큰길을 따라 둘러싸인 호수를 보고 함흥차사가 되었다.
단어 그대로 푸른 하늘을 곧이곧대로 봐버린 결과는
불가마 같은 날씨임에도 꿋꿋하게 카메라를 드는 것이었다.
언제 다시 볼 지 모를 맑은 하늘인데 안 남기고는 못 배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