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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빛소리 Jun 22. 2024

D+5 : "그냥 계속 헤엄치는 거야."

꾸준한 노력으로 역경 극복하기

"When life get's you down, you know what you gotta do?
Just keep swimming."

"삶이 너를 우울하게 하면 뭘 해야 하는 줄 아니?
그냥 계속 헤엄치는 거야."

-니모를 찾아서-


  저는 올해 16년 차 초등교사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두 살 위 언니와는 달리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저는, 매일 저녁 해가 지고 어둑해져 더 놀면 혼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 때까지 놀이터에서 놀기 바빴답니다. 급한 성격 탓에 유난히 더 넘어지고 부딪히며 다치는 일이 잦아 양쪽 무릎 위에 딱지가 아물 날이 없었던 말괄량이 소녀였지요.


  저는 나머지 공부를 하는 학습 부진아였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한글을 깨지치 못했고, 또래들이 구구단을 다 외울 때에도 저는 그것을 외우지 못해 힘겨워했으니까요. 학습에 대한 자신감의 결핍은 생활 전반적으로 작용했는지 중학교 시절 정서적성검사 결과 자신감, 사회성 등 모든 면에서 낙제 점수를 받기도 하였어요.


  이런 저에게 선생님의 꿈을 선물해 주셨던 저의 6학년 담임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두여자선생님이었는데요, 단호한 카리스마와 열정 가득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6학년 수학여행의 꽃 댄스타임이었어요. 다른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떠밀어도 나오지 않으려 애쓰셨는데, 우리의 멋진 담임선생님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음악에 몸을 맡겨 아이들의 우상이 되셨어요. 그렇게 6학년 담임선생님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마음에 품었지만 저의 현실은 꿈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본격적으로 공부라는 걸 시작했던 시기는 중학교 2학년때였어요.

스스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지만, 기초가 너무 없었기에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학원에서 가장 먼저 반편성을 위한 영어와 수학 시험을 치러야 했어요. 너무 오래전이라 시험 점수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예상컨대 4~50점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학원은 반이 수준별로 올림피아드, S0, S1, S2, S3, A0, A1, A2, A3, B0, B1, B2, B3 이렇게 나뉘어 있었는데 저는 가장 낮은 반인 B3로 편성되었거든요.


  중학교 2학년 때 공부하는 학원에 처음 가 본 저는 약간 어리둥절했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워 보였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친구들도 꽤 있는 것 같았거든요. 어떻게든 성적을 올려야만 한다는 전투적이고 비장한 각오로 학원에 등록했던 저는 수업에 100퍼센트 집중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어려운 문제는 수업이 끝난 후에 교실에 혼자 남아 풀기도 했어요.


"학생, 학원 문 닫을 시간이야."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많이 피곤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버린 저를 퇴근하는 선생님이 깨우는 일도 종종 있었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시계를 보니 밤 12시. 시험기간에는 그것도 모자라 학원에서 끝나면 24시 독서실로 발걸음을 향했어요. 이불이 준비되어 있었던 독서실에서 쪽잠을 자면서 치열하게 보냈던 하루하루가 쌓여갔어요. 학원에서는 매달 시험을 보았고, B3로 들어갔던 저는 매 달 월반하여 B2, B1, B0... S3, S2, S1, S0까지 올라갈 수 있었어요.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전 과목 평균 98점 대를 기록하며 전교 5등이라는 결실을 맺었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학원에서 영어 단어 시험을 본 적이 있어요.

커다란 B4 용지 여러 장에 앞 뒤 빼곡히 적힌 단어가 500개는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종이를 매일 가지고 다니며 등하굣길에,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 안에서, 학교 쉬는 시간 할 것 없이 틈틈이 단어를 외웠어요. 손때를 탄 종이가 너덜너덜해지고 글자가 지워질 정도로 보고 또 보았어요. 저는 스스로 머리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남들보다 두 세배 더 노력했어요. 같은 단어를 30번씩 쓰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미 외웠지만 생각이 나지 않을까 봐 보고 또 봤습니다. 그야말로 무식하게 공부했답니다. 이런 저에게 다른 학교 전교 1등 하던 친구가 "너처럼 공부하면 그냥 전교 1등 하겠다."라고 비아냥 섞인 말을 하기했으니까요.


  영어 단어 경시대회 날이 되었어요.

시험지를 받자마자 단숨에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속도로 술술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시험을 마치면 제출하고 먼저 집에 가도 괜찮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기에 모든 단어를 다 쓰고 주위를 살짝 둘러보았어요. 소위 SKY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우수한 친구들이 아직 단어를 적고 있었고, 저는 가장 빨리 시험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어요.


  다음 날, 저는 영어단어 경시대회 만점 상장을 받고 정말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이 저 하나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늘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했고 실제로도 문해력, 암기력, 이해력 등부족했기에 남들만큼 하려면 남들 이상의 노력을 투입해야 했어요. 저보다 우수한 친구들도 받지 못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 이후로도 저는 모든 일에 미련할 정도로 노력합니다.

대학 때 음악교육과에서 플루트를 전공하며 몸이 아파도 레슨은 절대 빠지지 않았고, 교직에 나와 60명 아이들을 데리고 합창대회에 나가기 위해 성대결절까지 걸리며 목이 터져라 함께 노래하여 3년 연속 교육감 표창을 수여했지요. 2년 전 처음으로 작사, 작곡에 도전하여 창작동요 공모전에 출품할 때에도, 최저 몸무게를 갱신할 정도로 살이 빠지면서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을 거듭하여 우수상에 입상했고요. 어제 딸아이 어린이집에서 주최하는 가족 체육대회에서도 모든 종목에 빠짐없이 참여하였고 계주 선수로까지 뛰며 열정적인 엄마의 자리에 서 있었답니다.


  남들은 저에게 재능이 많다고 합니다.

저의 재능 뒤에는 남들보다 두, 세배 어쩌면 그 이상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매 순간 어떠한 일 앞에서도 노력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저의 제자들에게도 결과가 아닌 노력하는 과정의 소중함을 전하곤 합니다.


  혹시 어떠한 일이 생각대로 잘 되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도리의 한 마디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니까요. 그냥 무식할 정도로 될 때까지 해보는 겁니다. 분명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삶이 너를 우울하게 하면
뭘 해야 하는 줄 아니?
그냥 계속 헤엄치는 거야.



♡초등교사가 들려주는 '글 빛 소리'♡

이 영상을 끝까지 보신다면 반드시 여러분의 인생은 바뀔거예요� | 성공하려면 이 태도가 필요합니다 |  행운을 끌어당기는 100일의 기적 |  초등교사가 들려주는 희망에세이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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