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ieve you can, then you will."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될 거예요."
-라푼젤-
저는 춘천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를 졸업했어요.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던 저는 기분이 좋을 때면 언제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알 수 없는 노래를 즉흥적으로 만들어내어 부르곤 했답니다. 대학에서 과를 정할 때 고민 없이 1 지망으로 음악교육과에 지원했어요. 4학년 때 전공 심화 수업에서 '작곡'을 배웠습니다. 일주일에 2~3시간이었던 그 시간이 저는 참 즐거웠어요.
하루는 작곡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평가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간단한 작곡을 해볼게요. 각자 피아노실로 가서 속담이나 짧은 명언을 가사로 멜로디를 지어 악보를 그려서 제출합니다. 시간은 1시간이에요. 지금부터 시작하세요."
나를 포함한 33명의 학생들은 각자 피아노 앞에 앉아 창작을 했어요.
저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을 가사로 국악풍의 짧은 곡을 만들었어요. 시간이 다 되어 강의실로 돌아와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교수님은 제출한 과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하고 쭈욱 살펴보시더니 한 작품에서 멈추셨어요.
"초아가 누구지? 이 학생이 지은 곡을 다 같이 불러볼게요."
교수님의 선창에 우리는 모두 따라 불렀습니다. 음악을 많이 접해서인지 음악적 센스가 엿보이고 이 멜로디를 모티브로 합창곡을 만들고 싶다는 칭찬을 하셨어요. 저는 그날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작곡 수업에도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였지요.
교직 생활을 하던 중 2021년 개교한 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었어요.
지금도 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요, 개교한 학교는 하나부터 열 까지 기틀을 다 잡아야 했어요. 우연찮게 교가 제작에 참여했던 경험은 창작(작사, 작곡)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어요. 학교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이 학교를 떠나도 오래도록 많은 아이들에게 불릴 교가를 만들고 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만의 곡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창작동요 공모전에 도전하게 됩니다.
2022년 평화통일 공모전에 출품하였고, 산림복지 국민참여 콘텐츠 창작동요 부문에서 '행복한 숲 속 여행'이 우수상으로 뽑혀 교내 축제와 졸업식에 중창단원들을 무대에 세워 공연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창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간이 투입되었는지 이 한 문장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대학 때 작곡 수업을 했지만 사실 작곡을 제대로 배웠다고는 하기 어려운 짧은 시간이었어요. 코드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소위 '감'으로 그냥 무식하게 했지요. 고치고 또 고치기를 수십 번. 다 쓴 가사와 멜로디를 완전히 갈아엎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지인들에게 어떤 음정과 가사가 더 나은지 많은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저는 정말로 '맨 땅에 헤딩'을 했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저의 2022년 여름방학을 창작에 모두 투입한 결과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답니다.
마음먹고 다이어트를 해도 체중이 거기까지 내려간 적은 없었는데, 창작 활동을 하니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자연스레 살이 빠지면서 인생 최저 몸무게를 달성했어요.
그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기에 '창작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걸로 만족하자. 더는 못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며칠 전 우연히 한국동요문화협회 사이트에서 창사 60주년 특집 대전 mbc 창작동요제 공고를 보았습니다. 공고를 처음 본 날이 7월 5일인데 접수 마감이 7월 11일이었어요. 저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작사, 작곡, 악보(편곡) 제작까지 5일 남짓한 기한을 남겨두고 도전하고 있는 제 자신이 무모해 보일 정도였지요. 그래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주문을 걸고 노트와 펜을 꺼내 들었어요.
거실에 있는 2m짜리 식탁은 저의 작업실로 변신했어요.
자유주제였기에 어떤 주제로 곡을 쓸까 고민하다가 4학년 제자의 얼굴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어요. 그 친구는 휠체어 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하다가도 그 아이의 예쁜 미소를 보면 제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곤 해요. 저는 그 아이를 떠올리며 노트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새겨보았습니다. 태어날 때 사고로 아직 말을 하지 못 하는 7살 조카도 떠올랐지요. 그렇게 눈물로 탄생한 곡을 마감 하루 전 날 출품했어요. 소중한 저의 2번째 창작동요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느려도 괜찮아>
(1절) 어젯밤 꿈속에서 날개를 달고 저 높은 하늘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 놀았지
너무나 즐거웠어 그런데 눈을 떠보니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오늘도 시작이야
학교 가는 길에(너와 걷고 싶어) 체육 시간에도(함께 뛰고 싶어)
가끔은 힘들고 지칠때도 있지만 (너는 할 수 있어)
한 걸음 두 걸음(조금씩 천천히) 느-려도 괜찮아
선생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 있어 행복해
(2절) 친구야 너는 아니 나는 네가 정말 좋아 고운 말씨 친절한 눈빛 예쁜 미소짓는 너
내가 힘들때마다 괜찮-아 잘 될거야 다정하게 위로해주던 고마운 내 친구야
학교 가는길에(너와 걷고 싶어) 체육 시간에도(함께 뛰고 싶어)
다르지만 너와 난 특별한 친구야 (소중한 내 친구)
한 걸음 두 걸음(조금씩 천천히) 느-려도 괜찮아
언제나 마음다해 우리는 너를 응원할거야
친구야 네가 있어 우린 정말 행복해-
이 곡을 부르는 아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차별 없이 서로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응원해 주세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될 거예요.
♡글 빛 소리(Sound of Writing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