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빛소리 Mar 14. 2024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명품 같은 사람 되기

"Anything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s."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


# '명품'의 정의

혹시 '명품(名品)' 좋아하시나요?

  

  명품이란, '대단히 뛰어나거나 훌륭한 물건, 또는 명장(名匠)이 만든 작품이나 예술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혹시 명품 좋아하시냐는 저의 질문에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셨나요? 혹시 '샤넬, 프라다, 루이뷔통, 에르메스, 구찌' 등 고가 가방류가 먼저 떠오르진 않으셨나요? 여러분이 떠올린 명품은 사실상 'Luxury Goods' 즉 호화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명품의 뜻이 이렇게 변모된 것은 상업주의의 영향이겠지요.


# 나에게 '아직' 명품이 없는 이유


  저는 고가 가방류의 '명품'은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15년 차 초등교사가 왜 명품 하냐 없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할 말은 있답니다.


  첫 번째, 가방에 지불하기에는 금액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방은 물건을 담고 꺼내기 편하고 나에게 어울리면서 적당히 고급져 보이는 정도면 충분하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예요. (물론 선물로 받는다면 기분 좋게 받을 의향은 있어요. 하하.)


  두 번째, 생각보다 명품 가방이 저한테 안 어울리더라고요.

두 달 전 백화점 1층 가방 코너를 쭉 돌아보았어요. 닥스, 빈폴, 메트로시티 등 명품에 비해 다소 캐주얼한 브랜드를 지나 명품관까지 다 돌면서 눈에 띄는 가방들을 몇 개 골라서 들어보았거든요. 그런데 저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저를 더 고급지게 보이게 해 준 브랜드는 '닥스'였어요. 이미 닥스 가방은 두 개 데일리 하게 들고 다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다음에 사야지 생각했어요.


# '아름다운 가게'에서 코트를 사다


  저는 약 10년  미니멀라이프 스타일을 알게 된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물건 버리기''나눔'을 실천하고 있어요. 

'당근마켓'(중고거래 플랫폼)에도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물건을 판매했고, 기부와 재판매를 통해 나눔과 순환의 가치를 실현하는 '아름다운 가게'에도 종종 들러 의류나 장난감 등 많은 물건을 기부하고 있는데요.

작년 겨울에도 쓸만하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잔뜩 차에 싣고 아름다운 가게 향했어요.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카키색 코트 하나가 눈에 띄더라고요. 브랜드는 모르겠고 한번 걸쳐봤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리는 거예요. 저는 고민 없이 옷을 샀고 다음 학교에 입고 출근해서 동학년 선생님께 물어봤죠.


나 : "선생님, 이 코트 어때요?"


옆 반 선생님 : "오! 코트 사셨어요? 잘 어울리는데요."


나 : "감사해요. 혹시 얼마 정도로 보여요?"


옆 반 선생님 : "음... 100만 원?"


나 : "100만 원이요? 이거 아름다운 가게 갔다가 3만 원 주고 샀어요. 하하."


옆 반 선생님 : "정말요? 그렇게 안 보이는데. 키도 있으시니까. 역시 옷걸이가 중요한 건가 봐요. 하하."


# 내가 명품이니까


  이효리가 한 방송에서 "내가 왜 옷을 아무거나 입고 다니는지 알아? 나 자체가 명품이니까"라고 말한 게 문득 생각나네요. 자존감이 높기에 저렇게 말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홍진경은 집에 있는 그릇을 소개하며 이 그릇이 이능호 선생님 작품이라며 "전 매일 먹는 밥그릇, 국그릇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요. 대신 구두 사고 가방 사는데 돈을 안 써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각자의 소신이 분명한 멋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가 마치 명품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걸로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는 않아요. 지금껏 고생한 나를 위해 명품 가방 한 두 개쯤 선물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얼마든지 개인의 취향대로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글 중간에 저는 고가 가방류가 '아직' 없다고도 말씀드렸고요. (언제든 가질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또 명품의 가치도 충분히 인정하니까요.


다만 제가 경계하는 건 명품이 나를 위한 선물이 아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함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소비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은, 지금은 남들이 소유한 명품을 봐도 부럽다는 생각이 크게 들진 않아.

오히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지금의 모습이 더 좋아요.

저는 '명품(Luxury Goods)'을 갖기보다,
'명품(masterpiece)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식을 위해 내 것을 다 내어주는 '엄마' 희생과 사랑으로,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봐주는 '교사'친절함으로,

묵묵히 들어줌으로 위로를 건네는 '친구' 다정함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역할소임'을 다 으로,

세상은 더욱 '명품 같은 사람들'로 빛날 거라 믿어요.


  지금도 '무엇을 가질까' 고민하기보다, '나라는 그릇에 무엇을 담을까' 고민하며 글을 쓰는 이 시간들이, 저를 조금씩 더 명품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누군가의 영혼에 잔잔한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명품 같은 글'을 쓰는 '명품 같은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초등교사가 들려주는 '글 빛 소리'♡

명품 좋아하시나요? 3만원짜리 코트를 입고 명품이 되는 비밀을 공개합니다! | 어린 왕자 명대사 | 아름다운 가게 | 초등교사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희망에세이 (youtube.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