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돌솥비빔밥
일주일에 한 번 나만의 루틴이 있다.
퇴근 후 집 근처 작은 식당에 돌솥비빔밥을 먹으러 가는 일이다.
후후~~~
생각만 해도 즐겁다.
테이블이 5개를 넘지 않아 소박한 식당, 가격도 만 원을 넘지 않고 제로페이로 결제가 되는 장소, 보이는 부엌에서 음식을 정갈하게 만드는 모습이 드러나 있는 곳이다. 16년 8월부터 21년 12월까지 5년 5개월의 해외 생활을 견디게 해 준 집 앞의 식당처럼 거기 들러 밥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쉼터이다. 그 무엇보다 내 입맛에 더할 나위 없이 맛있다.
행복에 대한 이론 중 그런 얘기가 있다. 월급이 300만 원 올랐을 때의 행복감과 맛있는 밥 한 그릇 먹을 때의 행복감은 동일한 무게라고... 더불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행복의 지속은 4개월을 넘지 않는다고...
그래서 난 내 행복의 지속을 위해 이 멋있는 행위를 매주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뇌는 '생존'에 기인하여 발전해 왔다는 학계의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공포'이다.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듣고 보면 맞는 말이라 여겨진다. 그에 반해 슬픔은 정적으로 되기 위한 것이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지나온 시간과 현재를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다시 살아진다. 기쁨은 지속성을 위한 자극이라고 한다. 그런 축적들이 모여 살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의 결과라 해도 매일을 살아가는 내가 이론과 다르다면, 그게 문제가 되나? 그렇지 않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다. 이런 예외성이 인간의 역사를 풍요롭게 만들어왔다. 여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지금을 사는 나를 즐겁게 해 주는 '한 그릇의 돌솥비빔밥'을 먹고,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소중하다는 생각을 다시 다지며, 살아가는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뜨겁게 달궈진 돌솥비빔밥처럼 은은함을 유지하며 일상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