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온기

by 몽유

두번째 온기



눈은 밤새 내렸다. 아침이 되자 골목은 소리가 없는 흰색이 되었고, 사람들은 발자국 남기는 일을 조심스러워했다.

그녀는 오늘도 빵집 문을 열었다. 아직 불도 다 켜지지 않은 시간. 오븐에서 새어 나오는 열기가 유리창을 흐리게 만들었다. 첫 번째로 구운 단팥빵 몇 개를 종이봉투에 담으며, 그녀는 늘 같은 사람을 떠올렸다.

매일은 아니지만, 눈이 오는 날이면 꼭 오는 노인. 말수는 적고, 계산대 앞에서 장갑을 벗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는 늘 같은 말을 했다.

"오늘은 조금 덜 차갑네요."


그날도 노인은 왔다. 눈이 어깨에 소복이 쌓인 채로.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봉투 하나를 더 얹어 건넸다.


"이건..."

"눈 오는 날엔 하나 더 드려요."

노인은 잠시 봉투를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이 길어서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겨울이 길다는 건, 버텨야 할 날이 많다는 뜻이었다.

노인이 나간 뒤, 그녀는 문을 닫고 잠시 의자에 앉았다.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방금 전 건넨 빵의 온도를 떠올렸다. 누군가의 하루를 아주 조금 덜 차갑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점심 무렵, 그녀는 계산대 옆에 작은 종이를 붙였다.

"눈 오는 날, 빵은 조금 더 따뜻합니다."

누군가 읽을지 몰랐지만, 괜찮았다. 온기라는 건 원래, 꼭 전해질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

밖에서는 또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세상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오븐 안에서는 빵이 조용히 부풀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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