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생각을 할까?
독서의 매력은 한 권을 가득 채운 무채색 문장들 속에서 내 마음에 턱 걸리는 유달리 채도가 높은 한 문장을 걸러내는 일이라 생각해요.
팀 페리스의 <마흔이 되기 전에>에서도 그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모든 생각을 감시하라."
감시?
듣기만 해도 불쾌한 낱말은 뒷 문장을 읽으면 납득이 됩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지?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라.”
요즘 아슬아슬하게 살아서 그런지 아니면 태초부터 평균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저 문장이 턱하고 걸렸습니다.
이틀 전에는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장범준의 <정류장>이라는 곡이었는데 이상하게 묵직한 뭔가가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내가 왜 이럴까? 이 노래가 뭐라고? 운전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봄이더라고요. 네. 봄 타는 거였습니다. 사실 요맘때면 상습적으로 찾아오는 일종의 고질병,, 감기,, 뭐 그런 겁니다. 봄 공기에 코가 벌렁벌렁, 심장도 벌렁벌렁했던 거죠.
계절과 상관 없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감정도 있어요. 불안입니다. 조물주가 저를 만들 때 어찌나 힘을 잔뜩 주고 새겼는지, 지워내려고 아무리 박박 문지르고 헹구고 털어내도 흔적이 남아있어요. 불안은 주로 제가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발동 되곤 해요.(정말 최악이죠?ㅠㅠ) 며칠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고 있는 남자친구를 바라보는데, 마구잡이로 불안함이 몰려왔어요. 이 사람이랑 왠지 헤어질 것 같다는 직감 같은 거요. 물론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저를 상대하는 남자친구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죠…미안.. 아무튼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근거가 있는가? 하고 말이죠.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 게 있었다면 진즉에 한바탕 엎고도 남았을 성질이니까요. (역시 최악이죠?ㅠㅠ)
생각을 감시하면 그 생각의 뿌리를 알 수 있고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져요. 봄이 와서 그렇구나? 나는 원래 불안 농도가 짙은 사람이니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야. 진정하자. 하는 식입니다. 그리고는 4초간 숨을 들이 마시고, 8초간 숨을 내쉬어요. 그러면 마음이 한결 더 나아집니다.
이렇게 하면 브레이크 없이 뻗어나가는 생각들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생각이 생각이 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고 생각이 사실이 되지 않도록 멈출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나요?
당신의 생각을 감시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