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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시지프스?

by 글씨가 엉망

시지프스... 시시한 시지프스...

그는 어째서 자유롭고 반항적이라 하는가? 그리고 행복하다까지 하는가?


현세의 왕으로 제우스를 기망하고 타나토스와 명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마저 기망한 대단한 시지프스...


결국은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영원한 저승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이 내려졌다.


그는 더 이상 기망도 도망도 저항도 없었다.

그저 바위를 산등성이로 밀어올릴 뿐...

올라간 바위는 기어이 다시 내려와

시지프스에게 다시금 올려질 것을 명령이라도 하듯


끊임없이 반복하는 형벌... 결국은 이 또한 인정과 수용이리라

현세의 왕이지만 저승의 죄인인 시지프스는

결국 기분좋게 바위를 밀어 올리고 있었으리라


어째서 더이상 반항하지 않았는가?

더이상 기망하지 않았는가?

제우스마저 기망했던 시지프스가 아니었던가...


끝나지 않고 완성되지 않고 매번 무너지는 목적을

왜 그리도 묵묵히 수행하고 있던가


부조리를 말하고 싶은게 아니다.

거기서 더 이상의 부조리는 말해지지 않는다.

부조리를 부조리로서 답하지 않는 시지프스는 결국

행복하다고 말해지고 있다.

왜? 부조리를 부조리로서 대항하지 않았는가


니체의 영원회귀와 초인은

고통이 반복되는 삶조차 영원히

반복되는 삶으로 인정하였기에

삶에 대한 긍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시지프스는 부조리마저 수용해버리는

의지의 상실 또한 그 댓가로 인정하는

어찌보면 니체의 초인보다

더 강한 삶의 집착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은 시지프스의 수용의 삶인가

니체의 긍정의 삶인가..


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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