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 마을에
사랑을 심고, 일도 마치고
서울로 가려는데 어느 주민이 자동차 바퀴 옆에 감식초 놓아두었어요. 하신다.
어느 분은 무 하나 뽑아서, 어느 분은 감이 달린 나무 가지도 꺾어 놓고, 심지어 가시 달린 밤 송아리도 놓고. 나름대로 자기가 주고 싶은 것을 조금씩 나눈다. 갖다 놓은 것, 내 것 가져가나 지켜보고 있다.
정말 가슴 아픈 것은 콩
생각만 해도 귀한 것. 콩이 되기까지 그들은 정말 힘든 과정을 거친다.
콩을 털거나, 손가락으로 까거나, 흩어진 콩을 주어서 모으기란 너무 힘든 과정을 거치며. 몸과 뭉그러진 손으로 콩을 모아 둔 것을 들고 오기란 마음이 찡 하다 그렇치만 그분은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어서
그걸 안 가지고 가면 그들에게는 큰 상처란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와, 우리가 갈 때까지, 넓은 마당에서 바라보고 있고. 감과 밤송이, 차바퀴 옆에 놓아둔 감식초도 실었다. 콩은 “우리 집에 콩이 있어서 두고 가겠습니다.” 그러자 콩 주인이 나오신다. “제가 열심히 기른 거야요” 하신다. “너무 귀한 것이라서요” “집에 또 있어요” 감사의 인사를 하고 고맙게 받았다.
감식초는 델몬트 병에 담긴 귀한 것을 먹을 줄 모르고, 아는 것도 없는 나! 어느 날, 기운이 바닥이 나 힘들어하고 있는데, 감식초 주신 것이 생각이 나
커피 잔으로 한잔. 원샷 들이마셨다. (원액을)
“그분이 주시면서 기운이 달릴 때 한잔 드셔요” 하며 주셨기에
나중에 알고 보니 1:5 희석해서 마신다고 한다.
양주 마신 듯 휙∽ 돈다.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뱃속에 전쟁이 일어난 것.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하니, 위 전체가 빨간색으로 도색.
위 벽이 다 까진 것이다. (화상을 입은 거란다.)
온 세상 뒤집히듯 내 몸은 강력 지진이다.
3개월 치료 후 완쾌는 되었지만 그동안 엄지 척 고생.
지금도 감식초 사랑에 빠진 생각을 하면.
그의 사랑과 나의 무식한 행동이 합쳐 저,
돈 주고 못 사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온정의 손길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의 미소 짓는 얼굴은 지금도 생생하다.
자기들만의 정성, 사랑을 만들어 가는 그들의 침묵 속에 느껴지는 그 진정성은 우리들의 세계와 그들의 세계는 많이 다르다
사실 외적으로 풍기는 모습이 다를 뿐인데...
난 그들에게서 기다림의 인내,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그들의 등뒤에 숨겨진 아픔은 아무도 모른다.
가족을 피해 이곳으로 숨어있는 분들도 있으나,
가족 형성을 이룬 가족들도 있다.
보고 싶고, 보고 싶어도 다가서지 못하는 그들의 속마음.
그리워하는 가족의 품
그 아픔을 이겨 내며, 그 안에서 서로의 충전을 공유하면서 손에 손을 잡고 사는 따듯한 사랑의 공동체. 1
사랑의 감식초에 물을 타듯 내 안에 아집과 편견, 이기심으로 뭉쳐진 것을 희석해서 융화
시키는 법을 배운 고통 속에 회복된 사랑 이야기로. 풍요의 소출을. 거둔. 나만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