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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여름 May 25. 2024

사실 우린 아무런 관계가 아니어서

다음 생엔 말로 태어나선
아무 생각 없이
개기일식을 향해 달려가는
갈기를 가지길

아름다운 것을
예찬하는 것과 별개로
스스로를 빛나다고 말할 순 없으니
오팔 껍데기를 삼면의 바다에 묻어선

목초지 어느 들판 뒤
태양이 지고 달이 뜨는 그 자리에
알갱이들이 몸을 등지곤

묻었거나
흘려냈거나
하는 것들이 사구로 남아서
드러나지 않고 바람에 몸을 맡겨서
아무 생각 없이
모래 갈기를 가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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