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든 채무조정은 돈을 갚아나가는 과정이다
사실 채무 조정과 관련된 제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빚이 어떻게든 줄어들거나 해야 안정적으로 돈을 벌든 말든 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사실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이며, 더 나아가 채무 조정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가 채무 '탕감' 쪽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어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실제로 개인워크아웃을 포함해 개인회생, 파산 등을 알아보는 사람들 중에 예상 외로 많은 비중이 빚이 탕감되는 부분에만 포커스를 맞춰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빚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사실상 '파산' 밖에는 없는 상황이며, 나머지 두 제도 모두 '채무를 조정해 어떻게든 빚을 갚는다'가 핵심 내용이다. 빚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갚도록 재조정' 해주는 제도라는 것이다.
위의 개념이 기본적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채무 조정의 필수 조건은 '신청자가 과연 제대로 돈을 갚을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노동 활동을 통해 돈을 받아야 하며, 전일제 노동자가 되어 꾸준히 월급을 받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변제금 납입이 가능한 정도의 상태는 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무 조정과 관련해 필요 서류에 항상 '현재 나는 돈을 벌고 있다'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고 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취재원 A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새롭게 직장을 구한 지 딱 일주일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전까지 일용직 노동자로 악착같이 돈을 벌었지만, 개인 돈을 다 갚은 뒤에는 보다 평범하면서도 자신이 배웠던, 특히 전공으로 했던 분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새롭게 사무직으로 채용이 완료된 상태였다. 사실상 큰 문제 없이 채무 조정을 진행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마련이 된 셈이었다.
사실, 이번 파트에 있어서 '안정적인 직장' 이야기는 분량이 상대적으로 짧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준비하면서 들어오는 질문 대부분은,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어서 꽤 놀라고 있는 중이다. 이것도 여러 미디어나 콘텐츠로 인해 생겨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작용한 질문과 분위기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니, 남는 공간에 천천히 설명을 더해 최대한 잘못 해석되거나 궁금증을 가지는 사태를 막아보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장기 연체자-즉 신용 불량자가 정상적인 직장을 구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도대체 어디서 '신용 불량자는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한다'라는 이미지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신용 불량자도 정상적으로 직장을 구할 수 있고, 월급을 받으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요즘 월급 입금을 다 계좌이체로 하는데, 신용불량자는 은행 이용도 못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정말 많이 당황을 했다. 그냥 답변만 먼저 적는다면, 원칙적으로 신용불량자라 하더라도 계좌 개설 및 이용에는 '어떠한 제한 사항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은행에 가서 새롭게 계좌를 만들고자 한다면, 별 어려움 없이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미 연체가 진행돼 가압류 등 여러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좌 개설은, '언제 다시금 가압류 조치가 진행돼 계좌를 못 쓸지 모르지만' 계좌 개설 및 사용 등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자 한다(이 부분은 이후 다룰 '채무 독촉' 편에서 세부적으로 한번 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채무 독촉 및 가압류 관련 절차와는 별개로, 계좌 개설 및 사용에는 제한사항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적는다)
여기에 채무 조정을 진행하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무엇보다 공인인증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 조정을 신청하는 단계에서부터 공인인증서를 필요로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채무를 어떻게든 확인을 해야 하는데, 이미 채권이 여러 곳에 매각된 상황이라면 이를 일일히 찾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공인인증서가 없다면 해당 기록을 법원 등을 돌아다니며 일일히 찾아내고 출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복잡한 일을 최대한 간편하고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공인인증서가 필수인데, 이 공인인증서를 큰 문제 없이 바로 발급받는 방법은 역시 은행을 통해 새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직접 창구를 가 계좌를 개설하고, 공인인증서 발급 절차를 병행하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이 절차는 신용불량자로 지칭되는 분들도 그 어떠한 제약 없이 진행이 가능한 사안이다.
...사실 본 내용보다 이렇게 궁금해 하시는 내용에 대한 답을 드리는 내용 구성이 더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대중적인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부족한 필력으로나마 몇 자 더 적는다고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하나씩 의문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하니까 말이다.
아예 다음 편은 '월급통장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부분이기도 하니, 보다 많은 상황과 사례를 정리해 전달 드릴 수 있도록 노력 해 보겠다. 내가 직접 경험한 케이스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옆에서 지켜 봐 왔기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제나처럼 댓글 등으로 문의를 주시면, 제가 알고 있거나 대답이 가능한 선에서 답을 드릴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대답으로 적어 드리는 것 외에도 지속적인 연재를 바탕으로 최대한 궁금증을 해결 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