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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s A Mar 21. 2024

지역단위 협동조합은 왜 압류가 안될까

번외편: 현실적인 이유 설명하기



그러면, 이전 글에서도 그렇고, 여러 채무 조정 커뮤니티에서 '압류/가압류 등과 관련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면 지역 단위 협동조합에서 계좌를 개설하라'라고 하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우선, 지역 단위 협동조합이라 하면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농협의 경우 1금융권인 '농협은행'이 아니라 제2금융권으로 분류가 되는 '농협상호금융'을 지칭하는 말이다.(지방으로 가면, 어렵지 않게 농협은행이 아니라 XX농협으로 표기돼 있는 곳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지역단위 협동조합의 경우, 전국에 깔려있는 지점이 각자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기존 1금융권 은행들과 달리 한 번에 압류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막말로 같은 동네에 있는 새마을금고라 하더라도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은행으로 분류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단위 협동조합은 이런 개별 은행이 최대 1000 단위로 위치해 있다는 거다. 제1금융권과 다르게 본점에 대한 압류를 신청해도 다른 지점들은 압류가 되지 않으며, 정확한 지점을 알지 않는 한 모든 지점에 일일이 압류 신청을 해야 하는데, 압류 하나를 신청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한 건당 5000원이라도 해도, 1000개 지점이면 500만 원이다) 사실상 압류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조차 이렇게 구성돼 있다. 저 세 곳 모두 '개별 법인'으로 압류 신청을 하려면 세 곳 모두 신청을 해야 한다!


물론 이 글을 보고도 걱정을 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여러 자료를 찾아보던 중, 이런 글을 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농협 계좌도 압류 가능합니다'

'저희 사무실로 연락 주시면 다 찾아서 압류해 드립니다'



...이런 블로그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작성된 글을 검색 한 번에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감히 그분들의 장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분명히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다. 아무리 홍보를 해서 고객을 유치한다 해도, 무조건 된다고 말씀하시면 허위 과장 광고에 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광고의 내용은 사실상 2부 초반에 말씀드렸던 '모든 부채 탕감해 드립니다' '주식 빚도 탕감해 드려요' '코인 빚도 100% 탕감!' 같은 광고와 다를 바가 없다.



정확히 말씀을 드리면, 이전까지 꾸준히 말씀드렸던 부분만 지키신다면 저 전문 추심 업체(변호사 사무실의 이름을 달고 저런 홍보를 하는 곳이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그냥 전문 추심 업체라고 칭해야 할 수준이다)가 광고한 대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부분이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저런 글 대부분 증거랍시고 가지고 오는 서류 대부분이 사용자의 지역 단위 협동조합 계좌를 100% 조회해서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 카드 발급 내역을 체크해서 확인된 내용을 기반으로 압류를 건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신용정보 조회 시 '신용카드 발급 정보'만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에, 지역단위 협동조합을 이용하던 채무자들이 해당 계좌에 대한 체크카드 발급도 같이 진행해 이용을 했던 시절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조회 범위가 넓어지면서 체크카드 역시 신용정보 조회를 통해 발급 현황을 체크할 수 있게 되었다.



압류 절차에 돌입한 채권 추심 업체가 FM으로 하는 절차가 신용정보를 조회해 채무자의 '카드 발급 내역' 확인, 그 정보를 기반으로 압류 신청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말은 반대로 보자면 '카드 발급을 안 하면 지역단위 협동조합은 계좌를 알 방법이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이런 식의 이미지를 첨부해 홍보를 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카드)' 표시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면, 계좌를 개설한 협동조합의 위치와 카드를 개설한 협동조합의 위치가 다르면, 추심 업체는 카드를 발급한 협동조합에 대해서만 압류 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 계좌를 만들었던 협동조합과 관련해서는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위에서 말했지만 두 협동조합이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일반 체크카드처럼 이용이 가능한 포인트 카드들이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이 부분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본 계좌는 지역단위 협동조합 계좌를 이용하고, 그 계좌에 물려서 포인트 카드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최소한 '카드가 없어서 불편했던' 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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