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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Dec 14. 2024

제8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초임 특수교사로서 3년 차, 2010년에도 우리 반 꿈나무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미소반, 행복반 학생들은 특히 칭찬을 먹고 자랐다. 못하는 것은 나도 알고 부모도 알고 자신도 안다. 잘하는 것만 해도 전문가가 되기 힘든데 부족한 것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니 정성 어린 격려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2학년은 수진(가명)이는 이제 도움반에서 유일한 여학생으로 교내 독서왕 대회 우수상과 모범 청소년 상을 받았는데 미소반에서 국어 실력은 최고인 것 같다. 세계명작 동화, 창작 동와, 위인전 등을 여러 번 읽어서 일기도 꽤 잘 썼다.

식품과 남학생 혁제(가명)는 영어로 날짜 바꾸기를 잘하였다. 오늘은 며칠인지 월 일 요일 날씨까지 맞게 영어 단어를 잘 찾아 자석으로 칠판에 잘 붙이고 월중 행사 계획을 잘 썼다. 앞으로 스케줄과 시정을 모를 때 물으면 정확히 기억한다. 한자도 5급 정도의 수준이며, 영어도 잘 쓰고, 왼손으로 글씨를 참 예쁘게 잘 썼다. 

1학년 식품과 남학생 재민(가명)이는 자신의 홈피에 방문자가 총 43820명이라며 안재모의 왕팬이었다. 올해 SK 텔레콤 정보 대회 검색 부문에서 경북 은상을 받아서 서울 전국 대회에 출전했다. 비록 최종 본선에서 수상은 못 해도 대회에 출전하며 연습하고 많이 배우고 느꼈으리라 확신하였다. 

식품과 영우(가명)는 안전 맨 넘버원이다. 교실을 조금만 비우려고 해도 창문 닫고, 컴퓨터 끄고 에어컨, 난로 끄기 등 어느 순간에도 척 척이다. 너무 빨리 꺼버려 어떨 때는 미처 준비 못 한 것을 찾느라고 다시 불을 켤 때도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 것은 무조건 소중히 여긴다. 아무도 내 실내화를 못 만지게 하고 소지품을 보관해 주었다.      

원예과 경수(가명)는 일명 자칭 F4의 구준표이다. 요리 시간에 두각을 나타내고 언어 구사력이 뛰어나 교회 목사님 설교를 유창하게 거의 그 수준으로 재방송하여서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기계과 준기(가명)는 동작이 아주 재발라서 청소기로 청소를 제일 먼저 하고, 몸으로 하는 일은 말라도 얼마나 깡이 있는지 궂은일은 제일 먼저 달려들어 도와주었다. 

기계과 민수(가명)는 상상하여 이야기를 잘하였다. 소설처럼 그 내용을 일기에 잘 쓴다. 처음 보는 사람은 모두 속았다.


재택 순회교육을 가는 축산과 영기(가명), 수철(가명)이는 형제인데 영기는 침착하고 집중력이 강하고 특히 세계지리를 좋아해서 사회 성적이 우리 학교 일 학년 전체 250명 중에 16등 했다. 정규 수업 안 받고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여서 그 정도 했다는 것은 정말로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부모님께 칭찬 많이 하시라고 얘기하였다. 세 시간 수업 중 영어만 집중해서 해 달라고 해서 영어일기, 교육방송 듣기와 능률 시리즈를 열심히 하고 있는 노력파였다. 

수철이는 해외 프로 축구와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 프로 선수 신상명세서와 경기 그리고 만화로 된 역사 시리즈는 여러 종류를 수도 없이 보고 있었다. 최근에 척추 측만 수술을 받고서 힘들지만 잘 참고서 수업을 받았다. 


원예과 정열(가명)이는 시험 칠 때만 휠체어 타고 온다. 꿈이 시인이라서 시도 많이 인터넷에 올리고, 시집을 많이 읽고 좋아하였다. 얼마나 애성이 있는지 시험 칠 때 매 시간 50분을 다 사용하였다. 다른 학생들은 빨리 밥 먹으러 가자고 쫓아오는데...           

올겨울에 수술을 받는다고 하니 언젠가는 걸을 수 있게 되리라고... 정열이 어머니와 함께 희망을 가져 보았다. 



의학이 예전보다 눈부시게 많이 발전했으니... 느리지만 조금씩 자라고 있다.

몸은 불편하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고, 노력 또한 얼마나 하는지 지켜보는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미소반, 행복반 꿈나무들이 삼 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물 위에서는 안 보이지만 물속에서 정신없이 자맥질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비록 늦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모두 혼자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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