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또 한 발
어색한 침묵 속을 오르던 길.
가파른 오르막 앞에서
괜히 먼저 멈춰 선 너.
"괜찮아?"
툭 던진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말 대신 건넨 작은 물병에
가뭄 같던 목이 촉촉해졌다.
손 뻗어 잡아끌어준 네 손,
힘든 척 잡은 손에 묘한 열기가
온몸으로 번져갔다.
바위에 앉아 쉬어가던 찰나,
아무 말 없이 같은 풍경을 바라보던
그 순간의 평화.
정상에 닿기도 전에,
나는 이미 알았다.
이 산이 얼마나 높든
너와 함께라면 끝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는,
오르막길에 숨겨진 설렘처럼
서로에게 기대며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