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 하나 조차도
밤이 깊어질수록 더 고요해지는 카페,
창밖 세상의 소란이 잦아들 때
우리 둘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핸드드립 커피가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나지막한 소리, 그 위로 흐르는
잔잔한 음악이 우리의 대화를 감쌌다.
별것 아닌 오늘 이야기에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로
말들은 강물처럼 흘러갔다.
나는 가만히 네 이야기를 들었고
너는 테이블 위 빈 커피잔을
손가락으로 하염없이 만지작거렸다.
그때 알았다.
내 말에 고개 끄덕이면서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 너의 두근거림을.
커피잔 위로 맴도는 하얀 김처럼
내 마음도 너에게로 번져가고 있었다.
따뜻한 온기만 남은 빈 잔을 붙들고
네가 멈칫, 숨을 고르던 그 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던
우리의 가장 조용한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