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그대의 스트레스, 부드러운 점토가 위로해줄게요.
저는 지금 박사과정에 있는 대학원 학생이에요. 나이 많은 아줌마 학생이죠. 나이만 많을까요? 맙소사, 벌려놓은 일들이 나이보다 더 많아요. 생계형 1인 사업자이다 보니 홍보, 각종 서류 작업, 수업준비, 행사준비, 프로그램 연구 등 모든 일이 제 몫이에요. 일로 바쁜 것은 그나마 생산적인 것이니 감수할 수 있어요. 그러나 저에게는 육아라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직업'도 있어요. 다행히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과거 아동이었을 때보다 손이 덜 가는 점에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퇴근이 늦어지면 바쁜 남편을 대신하여 아이들의 일정을 짜줘요. 어느 날은 근처 할머니 댁으로 보내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미안하지만,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도 해요. 엄마들은 아실 거예요. 바쁜 와중에 전화로 아이들 일정을 짜주는 것이 얼마나 감정적인 소모가 큰지를요. 미친 듯이 바쁜 일과 육아, 그리고 고구마 만 개짜리 논문과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폭발 직전 상태가 되곤 해요. 이러한 스트레스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주던 엄마가 어느 날은 내 자녀에게 무서운 독재자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래퍼처럼 남편에게 비수 같은 독설을 퍼붓기도 해요.
스트레스는 저만의 문제가 아닐 거에요. 아마 현대사회를 사는 꼬맹이부터 최고령 어르신들까지 저마다의 스트레스 요인이 있을거에요. 스트레스는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우리를 힘들게 해요. 적절하게 대처하고 반응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죠. 또한, 저는 중년에 접어들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과거에는 친구들과 만나 폭풍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이제는 그런 에너지도 없어요. 요즘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이 좋더라고요. 이어폰을 끼고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안정감을 느껴요.
대학교 4년 동안 도자 디자인을 전공하며 흙이라는 매체에 푹 빠졌어요. 흙이라는 매체가 인간의 정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부정 감정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소거되는지 몸소 경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이러한 경험은 대학원의 진로를 바꾸는 큰 계기가 됩니다. 미술작품을 만들어 표현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내면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래서 석사와 박사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하게 되었고, 특히 점토와 심리적 안정감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를 통해 점토가 스트레스 완화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리고 폭발 직전인 화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소거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이 무궁무진한 점토의 매력을 저만 알고 있을 수는 없지요.
점토를 활용한 다양한 심리기반 프로그램을 제시하려 해요. 점토의 매력중 하나는 감정이완에 효과적이라는점이에요. 즉, 점토 활동을 통해 부드러워진 감정을 바탕으로 가족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소통한는 데 큰 제약은 없지만, 부모의 일방적인 발언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소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아이들과 긍정적으로 대화하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러한 소통방법은 부모님이 기대하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흘러가기 어려워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의 심리 점토 놀이'를 통해 가족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해요.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미술 재료가 아닌, 흔히 접할 수 있는 점토를 활용하여 긍정적인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지 방법을 함께 나눠봐요.
이번 책은 프로그램 활동책으로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활동 목표와 방법, 사진 등을 함께 제시하여 부모님들과 치료사 분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작성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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