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남자아이가 괴물 그리기에 몰입했던 적이 있었다. 초반 부모님은 기괴하고 무서운 그림만 그리는 아이가 걱정되어 상담을 의뢰하며 2년을 함께했다. 이 아이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를 경계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최근 유행하는 괴물과 요괴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적인 그림과 괴물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해주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물론, 그날 밤 너무나 사실적인 이야기로 나는 악몽을 꾸었다. 이 아이는 괴물에 몰입하며 괴물 그리는 것에 집착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심리적인 어려움이 없는 친구였다. 부모님은 괴물에 몰입하고 그리는 아이가 혹시나 불안정한 심리에서 그러지 않았을까, 우리 부모가 아이를 충분히 심리적으로 지지해주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과 죄책감의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나는 내가 관찰하고 느낀 아이의 모습을 부모 상담 때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부모님은 그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피플레이타임 공포, 호러 게임에 등장하는 허기워기, 키시미시, 파피, 부기봇, 브론, 캔디 캣, 마미롱레그, 써니 버디, 번조버니, 킥미폴, 대디롱레그, 베이비롱레그, 베리, 캣냅, 도그데이 캐릭터. 반반의 유치원 인디 호러 게임에 등장하는 납납, 캡틴피들스, 오필라버드, 슬로우셀린, 납날리나, 점보조쉬, 마타키트윈스, 타르타버드, 졸피우스, 기바늄쌍둥이, 반반리나 케릭터. 로블록스 도어즈 공포 게임에 등장하는 러쉬, 아이즈, 잭, 시크, 엠부쉬, 스크리치, 피규어 캐릭터”
지금까지 나열한 공포 캐릭터들은 이빨이 수백 개며 사람을 주로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다. 아마도 이 캐릭터 이름을 한번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20년째 아이들을 마주하는 현장 선생님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언급하자면 5세 이상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대략 5개 정도는 알아야 하며, 미술치료사는 모든 캐릭터를 알고 있어야 한다. 필수다.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최근 유행하는 게임과 미디어에 능통하지 못한다면 치료사로서 정말 큰 실수를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위에 나열한 공포 캐릭터들은 이해하기 쉽게 그냥, 괴물이다. 나와 부모님들을 포함한 옛날 사람들은 귀신과 도깨비들이 괴물로 칭했던 시대라면, 이제는 괴물의 종류를 다 나열하지 못할 만큼 굉장히 광범위해졌다. 실제로 서점을 방문하면 괴물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책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괴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고전, 공상, 근래의 인기 작품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괴물 책이 판매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치료사인 내가 최근 유행에 둔감하여 괴물들의 존재와 이름을 몰랐다고 생각해본다면, 큰 해석적 오류를 범했을 것이다. 괴물 그림에서 생략되거나 변형된 신체기관과 강조된 이빨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아이의 불안과 공포가 반영된 내면을 해석하기 위해 많은 시간 할애했을 것이다. 물론, 보편적으로 아이들 그림에 등장한 괴물들은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상징하기는 하나, 이는 시대적인 변화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민감한 감정 표현일 수도 있다. 따라서 괴물 그림을 해석할 때는 단순히 내면의 감정을 넘어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여 다양한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이의 괴물에 대한 몰입과 집착을 언제까지 지켜봐 줘야 할까? 부모로서 종일 괴물 이야기만 하는 아이가 갑갑하고, 종이 가득 기괴한 괴물만 집중해서 그리는 아이가 답답하며 걱정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무던한 육아를 하는 미술치료사로서 나의 결론은 '무던하게 관찰하며 지켜보자'가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이가 괴물에 몰입하고 집착은 하지만,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면 무던하게 몰입의 과정을 지켜봐 줘도 괜찮다. 일상생활이란, 가정에서 기상과 취침에 큰 문제 없이 잘 이뤄지고, 어린이집과 등교하며 학업을 잘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내 아이가 무탈하게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면 괴물에 대한 몰입을 지켜봐 주며 무던하게 몰입의 확장을 제시해주면 된다.
내 아이의 괴물에 대한 몰입을 지지하고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좋은 방법은 첫째, 일단 끝내주게 몰입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괴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매체를 몇 시간이고 보는 것을 제외한다면 몰입의 과정은 언제든 환영이다. 내 아이의 몰입 대상이 괴물이든 공룡이든 우주든 국기든 역사든 몰입은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전념과 집중을 통해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한다. 몰입을 돕는 미술 활동으로는 역시나 몰입의 대상을 모방하여 그려보는 것이다. 단순히 종이에 색연필을 사용해 그려보는 것보다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보며 창의성을 촉진해보는 것이 좋다.
활동 1. 아이가 좋아하는 괴물의 캐릭터를 프린트한 후 OHP 필름 위에 따라 그리며 활동이다. 종이가 아닌 미끌미끌한 OHP 필름 지위에 활동해 봄으로써 촉감을 자극해볼 수 있으며 따라 그린 완성도 높은 작품에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장점이 있다.
활동 2. 자기만의 괴물 도감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도화지를 활용해 책 접기를 해보고 매 장에 괴물들을 그려보는 것으로 그림에 자신이 없다면 프린트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중요한 것은 괴물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작성해보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다. 내가 몰입하여 얻은 지식을 머릿속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며 지식의 전달을 효과적으로 증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OHP 허기워기
OHP도그데이
괴물도감
둘째, 부족함 없이 충분한 놀이를 경험하는 것이다.끝내주는 몰입을 경험하고 몰입과 관련된 놀이가 함께 한다면 내 아이의 문제해결 능력이 만랩이 되어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놀라운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이 문제해결의 포괄적인 범주 안에는 사회성 발달도 포함되어 있어 몰입과 놀이의 조화는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중요한 몰입의 놀이를 부모가 함께 즐기려면 서론에서 언급한 대로 부모도 아이가 몰입하는 활동에 관해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괴물에 몰두하고 있다면, 괴물 캐릭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이와의 놀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놀이를 돕는 미술 활동은 놀이가 가능한 작품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놀이, 상호작용이다. 부모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과정만으로도 놀이가 될 수도 있지만, 수많은 아이를 만나며 경험한 것은 ‘아이들은 무조건 함께 작품으로 놀고 싶어서 하는 욕구가 있다’라는 것이다.
활동 3. 택배 상자를 활용하여 입이 커다란 괴물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커다란 입체작품을 만들며 아이들의 대근육과 소근육을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으며 입체작품을 만들며 창조적인 발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로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괴물 캐릭터를 선택하고 부모는 그의 친구이거나 악당일 확률이 높다. 이때 아이의 요구대로 수용하며 무던하게 놀이에 따라가 보자. 아이는 자신이 몰입한 괴물이라는 대상을 입체작품으로 창조하는 끝내주는 경험을 했다. 이 놀라운 창조의 경험은 만족스러운 효능감을 느끼게 하여 또 다른 가상의 놀이로 새로운 창조하고 싶은 것이다. 다소 난폭한 싸움 놀이가 될 수도 있고 게임상에 존재하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따를 수도 있다.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커다란 틀 안에서는 무던하게 아이의 창조적인 상상 놀이에 함께 즐기면 된다.
박스괴물
내 아이가 요즘 몰입의 대상이 무서운 괴물일지라도 너무 놀라진 않았으면 한다. 만약, 아이의 내면에 불안과 걱정이 표면상 괴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놀이를 통해 충분히 소통하며 실마리를 찾아가고 해소할 기회를 가지면 된다. 미술 활동으로 아이의 몰입을 놀이로 확장해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