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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풍국 블리야 Sep 06. 2024

곰을 이긴 자, 오랜문학상을 수상하다

복덩어리였던 곰

저에게는 3개의 이름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캐나다에서 쓰는 영어 이름, 글을 쓸 때 사용하는 필명입니다.



<한밤중 일대일로 곰을 마주쳤다>를 쓰고 난 후 저에게는 네 번째 이름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인디언 이름,


곰을 이긴 자


인디언 이름을 선물해 준 분은 <오랜문학상>을 기획한 오렌 작가님입니다.

오렌 작가님이  《작가님 글도 좋아요》 브런치북을 통해 <오랜문학상>을 출범하며 상의 선정방식과 수상자에게 내건 특전은 감히 노벨문학상도 하지 못한 것들입니다. 특히 수상자 특전을 보고 한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었어요. 저에게 이런 창의성은 절대로 나오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 오랜문학상 *


  권위가 전혀 없는 문학상

  선정 방식 : 오렌이 브런치 마을을 마실 다니다가 스탕달 현상을 일으키는 작품을 만날 때 즉흥적으로 선정

  상징계에서 이루어지는 시상식으로 물질계의 상금이나 부상은 없습니다.

✿  트로피, '창조의 오렌지컵'도 디지털 이미지 제작용으로 만든 것이고 실물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공식적인 이력에 사용할 수 없음. 따라서 수상작은 다른 공모전이나 출간 등 마음껏 시도할 수 있음

  재미로 하는 일임과 동시에 인류 문화의 지속가능을 위한 중요한 일임

  별거 없다고? 그렇다면 뭐가 좋은가?

  "나는 작가야!" '아직'이 아니라 '이미' 됐다는 마음가짐 전달

  '막연한 희망'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의 비전 제시

  수상 후 3시간 정도의 도파민 생성

  세상에 대한 약간의 신뢰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환상

  르몽드 코리아 쁘띠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오렌이 직접 제작한 칭찬 스티커 대거 투척

  특전 : 브런치 마을의 자랑, 이 시대의 진정한 휴머니스트, 책 읽어주는 남자 라얀님의 꿀보이스로 수상작 낭송의 기회

✿  수상작 낭송 파일은 라얀님의 [연재 브런치북]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오렌 작가님은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를 저술한 출간작가이면서 곧 세상에 나오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인 두 번째 저서 《재생의 욕조》를 집필한 분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12번째 수상의 영광을 주신 오렌 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제가 글을 써서 받는 첫 번째 수상이고 수많은 작가님들이 글을 쓰는 공간에서 주신 상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수상자 특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3시간 정도의 도파민'이 확실히 나옵니다.




<오랜문학상> 수상작은 브런치마을의 인기 성우인 라얀 작가님의 낭송으로 브런치북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를 통해 재탄생됩니다. 오렌 작가님의 첫 저서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에 대한 헌정으로 시작한 브런치북으로 이름이 동일합니다. 밋밋한 스크린에 쓰인 감정 없는 글씨들이 라얀 작가님의 꿀보이스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급의 신들린 연기로 다이내믹하게 살아납니다.


라얀 작가님은 저와 동시대에 컨벤션업계에 계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게임 전시로 유명한 <지스타>는 당시 업계에서 굉장히 유명했고 성공한 전시행사 중 원탑으로 꼽히는 행사였습니다. 라얀 작가님이 지스타의 일원이었다는 걸 알고 난 후 반가우면서도 존경심이 샘솟았습니다.


<한밤중 일대일로 곰을 마주쳤다>가 어떻게 낭송이 될지, 그 긴장감을 어떻게 살려주실지 궁금했는데 역시 라얀 작가님이십니다. 실감 나는 연기에 기립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라얀 작가님!




곰을 만났을 당시 정말 무서웠어요. 그 순간 했던 생각들, 그때의 감정을 따라가며 글을 쓰는 순간에도 여전히 무서웠고 이런 경험은 한 번이면 충분하니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곰이, 저에게 <오랜문학상> 수상을 안겨준 복덩이가 되었네요.


한여름 더위가 꺾이고 이제 귀뚜라미가 우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등골이 서늘해질 라얀 작가님의 낭송을 들으며 이번 여름과 잘 이별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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