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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넓은샘 Nov 13. 2024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오늘은 칭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명언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이다.


1. 칭찬하면 진짜 고래가 춤춰?

     실험해 봤어?

     고래가 말은 알아들어?

2. 고래가 춤추면 좋은 거야?

     아픈 거 아냐?

3. 그래서 뭐?

     고래가 춤춰서 어쩌라고?

     우리 애들이 고래야?


  칭찬하면 좋다. 많이 해라. 그런 뜻일 거다. 아마.

그런데, 여기서 질문. 칭찬을 많이 하면 정말 좋은가? 나의 생각은 '아니다.'이다.


  예전에 학부모 상담만 하면 꼭 그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 우리 아이 많이 칭찬해 주세요.' 저 고래 얘기가 정점을 찍을 무렵이었다.


  일단 내 생각은 그렇다. '칭찬받을 짓(?)을 해야 칭찬을 하지.' 난 칭찬을 많이 하는 교사가 아니다. 왜? 애들이 칭찬받을만한 일을 안 하니까.

  최악은 칭찬할만하지 않은 걸로 칭찬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아이도 혼란스럽고, 점차 칭찬의 효과도 없어진다. 칭찬받는 아이도 안다. 칭찬받을 일로 칭찬받고 있는지, 아닌지.


  칭찬의 양도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칭찬은 받아도 받아도 계속 좋단다. 그런데 그건 취향이다. 모두 그런 건 아니다. 남발하다 보면 값어치가 떨어진다. 자신도 장하다고 느끼는 지점을 딱 칭찬해 줬을 때, 진짜 뿌듯하고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칭찬은 강한 효과를 가진다. 좋은 약이다. 이 좋은 약을 고르고 골라서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 아무 데나 막 쓰지 말고 아껴놨다가, 이건 정말 칭찬해야 해 하는 타이밍에 딱 써야 한다. 난 그런 선생님이 명의, 명교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명교사라는 말은 아니다. 난 너무 아끼는, 아끼다 똥 되는 교사다. 칭찬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일 년 동안 칭찬을 한 번도 못 받는 아이들이 발생한다. 잘하는 것도 없고, 친구를 돕거나 할 생각도 없고, 정리정돈 같은 생활 습관이 좋으냐, 그것도 아니고. 억지로 찾아서 칭찬을 하려다가 포기한다.

  그래도, 안타까워도 내 교육관을 포기할 순 없다. '나쁜 칭찬, 잘못된 칭찬이 애들을 망친다.' 안 하니만 못하다.


  칭찬을 잘하는 사람, 훌륭하다. 많이 하는 사람 말고, 잘하는 사람. 

  그리고 일관성 있는 교사가 되자. 최악의 교사는 일관성 없는 교사다. 그래서 나는 쭉 칭찬을 아끼는 교사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분명한 건 내 제자들은 나에게 칭찬을 받으면 정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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