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독해력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어휘력(얼마나 많은 어휘를 잘 이해하고 있는가)과 글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모두 뛰어나야 문해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위기는 어휘력이다. 진로교육을 위해 진로적성검사를 아이들과 하기로 했다. 진로나 적성이 문제가 아니었다. '선생님,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아이들은 검사에 사용된 낱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진로적성검사가 어휘력 검사가 되어버렸다.
현장에서 느끼는 우리 아이들의 어휘력은 처참하다. 설마 이단어를 모를까 하는 단어를 모른다. 설명을 하다가 아이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싶으면, 몇 명을 골라서 내가 사용한 낱말의 뜻을 물어본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더 쉽게 설명해 주면 되잖아요.'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각각의 어휘는 담고 있는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고, 쉬운 낱말 위주로 사용하다 보면 내용을 온전히 전할 수 없다. 또한 연령에 안 맞는 낱말을 사용하는 것이 학습자의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럼 어휘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영어 공부하듯 단어장에 한국어 낱말을 적어 외우면 도움이 될까? 국어사전을 진지하게 읽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일단 사전이 더 어렵다. 사전의 설명이 전혀 쉽지가 않고, 국어사전은 특히 순환오류 (A는 B, B는 A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서 권하고 싶지 않다. 이런 방법은 어휘력이 뛰어나거나, 언어에 대한 민감성, 즉 감이 좋은 경우에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인가? 글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낱말을 접해야 한다. 결국 해답은 다 아는 그 답, '독서'이다. 다양한 글을 적극적으로 찾아 읽어야 한다.
우리아이들은 일단 책을 안 읽고, 읽어도 맨날 읽는 종류만 읽는다. 공룡책만 보고, 연애 관련 책만 보고, 어휘력이 늘기 어렵다.
또학습만화는 많이 보는데, 학습만화는 문장이 짧아서 낱말의 온전한 뜻을 파악하기 힘들다. 아는(?) 말은 많은데,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어린이는 주로 '학습만화'파라고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 초등학교 국어 수업 시수를 대폭 늘린다고 한다. 결국국가가 찾은 방법은 국어 교과서에 더 많은 지문을 싣고 국어 시간을 늘려서 더 많이 읽게 하는 것이다. 이는 내 생각과도 비슷하다. 스스로 안 읽으려 하면, 과제로 만들어 강제로 읽히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재미는 없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도서관에 데려가고, 책을 펴게 해야 한다. 나는 1주일에 1시간은 꼭 아이들을 학교 도서관에 데려가는데, 일단 가서 표지를 그리든 뭔가를 하다 보면 읽고 싶은 책도 생기고, 대출하고 싶은 책도 생긴다. 물론 독서골든벨, 축제 등등 행사도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국어 교과서 1시간 더 보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책 1시간 읽는 게 더 행복하다.
가진 게 많을수록 좋은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어휘'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보리 국어사전을 몇 쪽씩 읽는데, 내가 가진 어휘가 늘어날수록 생각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어휘', 문해력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