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한글'이다.
보통 유치원 때 한글을 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애는 아직 한글을 못 익혔다. 그런데 입학이 다가온다. 그 압박감이란...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는 한글을 익히라고 만들어놨다. 그러나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면 1학년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좀 바보 같은 구조지만, 어쩔 수 없다. 학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복습한다고 생각하자. 일단 한글을 습득했다면 문제가 없다. 진짜 문제는 못 익혔을 때이다.
한글을 아직 못 익혔는데, 어떻게 하나요? 뭘 어떻게 하는가, 빨리 익혀야지.
우리 아이는 아직 읽기가 완벽하지 않고, 쓰기는 많이 부족하다. 언제나 문제는 자존감이다. 한글을 못 떼도 '괜찮아. 금방 배우면 돼.'하고 넘길 수 있으면, 뭐 괜찮다. '난 못해.'라고 자책을 하던가, 자신을 부끄러워 하기 시작하면 그건 문제다. 학교 생활의 첫걸음이 어그러지면, 앞으로의 여정이 쉬울 리가 없다. 남들이 할 때 하는 게 제일 좋다. 우리는 그럴 때 안정감을 얻는다.
보통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받침 없는 낱말부터 투입하기 시작한다.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소리를 내는 규칙을 익히고, 규칙을 다시 낱말에 적용하는 것으로 강화한다. 이게 일반적인 한글 습득 방법이다. 우리 아이는 이 방법이 잘 되지 않았다.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자, 모음의 조합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으로 '많이 읽기'를 하고 있다. 쉬운 글을 1, 2개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한글을 익히는 방법이다. 아소비에서 나온 동화와 1학년 1학기 국어활동 교과서를 활용하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렇지 많은 성장이 있었다. 모로 가던 한글만 떼면 된다.
이제 입학까지 2달 남았다. 아이를 압박하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가르쳐볼 생각이다. 분명한 건 한글이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가면서 가르치는 것, 참 힘든 과제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해야지 어쩌겠는가.
한글 그냥 다 익힌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또 쉽지 않다. 세상에 쉬운 게 없다. 자녀에 관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