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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넓은샘 Dec 18. 2024

맞폭: 맞학폭에 대한 고찰

  맞학폭이란 무엇인가?


  학폭 신고의 대상이 된 가해 관련 학생이 '너도 잘못한 거 있잖아.'하고 피해 관련 학생을 신고하는 것이다.




  일단 명칭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가해자,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 관련 학생, 피해 관련 학생이다. 아직 누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관련'을 붙인다.


  학교 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신고 당일 가해 관련 학생의 보호자에게 신고가 들어온 내용을 고지하게 된다. (저번 화에서 잠시 다뤘다.)

  이 연락을 받으면 일단 당황스럽다. 우리 애가 잘못한 것 같은데, 뭘 잘못한지도 모르겠고 혼란스럽다.

  아이에게 상황 설명도 듣고, 구체적인 신고 내용을 들어봐도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있다. '아니 저 아이가 먼저 시비를 걸었잖아.'라던가, '별 것도 아니잖아.' 등의 생각이 들 수 있다.

  우리 아이가 다 뒤집어쓰는 것 같고 하니, 어찌 보면 다음 순서는 정해져 있는 것과 같다. 우리도 신고하자.

   폭행의 대부분의 쌍방폭행인 것처럼 학폭은 대부분 맞학폭이다. 태생적으로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맞학폭은 진짜(?) 학폭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학폭은 법규를 가지고 재판관이 판결하는 형태가 아니라, 심의위원들이 판단하는 배심원재에 가깝다. 기준은 있지만, 아무래도 개개인의 험적, 감정적 판단에 기대는 면이 크다.

  따라서 어쭙잖은 맞학폭은 반성을 모르는 것으로 여겨지기 쉽고,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맞폭을 하려면 엇비슷한 상대의 잘못을 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는 얘기는 반드시 학폭으로 다뤄야 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된다. 이런 걸 우리는 싸움 혹은 다툼이라 부른다.




  그렇다. 세상에 억울하지 않은 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그래서 대부분 학폭은 맞폭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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