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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일흔네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제약



입대, 국가의 노예

작대기 한 개 달고,

활자 금지를 당하다


시간과 장소, 육체의 제약 속에

모포 속에서 책을 읽다


육아, 아기의 노예

수면 부족에 눈은 감기고,

아기를 안은 두 팔도 잠겼다


아기를 안고, 고개를 꾸벅거리며

한 줄의 글을 읽다


지금, 시간도 있고 책도 있고

여유마저도 있는데

책을 펴지 않는다


자유를 얻었으나

제약이 없으니,

의욕을 잃었다


스스로 하지 않으니

이젠, 자유인이라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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